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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가스 부문 홀로서기 가속… 서방 꺾고 中과 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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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가스 부문 홀로서기 가속… 서방 꺾고 中과 합작

국영기업 ‘카즈무나이가스’, 카라차가낙 유전 가스 공장 건설 주도… 셸·에니와 결별
러시아 의존 탈피 및 국내 가스 수요 증대 목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리스크도 작용
카자흐스탄 악타우시에 위치한 원유 가공 시설로, 카즈무나이가스와 중국 CITIC의 공동 프로젝트이다. 사진=CITIC이미지 확대보기
카자흐스탄 악타우시에 위치한 원유 가공 시설로, 카즈무나이가스와 중국 CITIC의 공동 프로젝트이다. 사진=CITIC
카자흐스탄이 원유와 가스 생산의 거점이자 핵심 전략 자산인 카라차가낙(Karachaganak) 유전의 가스 처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서 서방 파트너들을 배제하고, 국영기업과 중국 자본의 합작 체제로 전환하며 에너지 주권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이탈리아의 에니(Eni)와 영국의 셸(Shell)이 주도해온 컨소시엄과의 투자비 분쟁이 스톡홀름 중재 법원의 카자흐스탄 측 승소 판결로 일단락되면서, 카자흐 정부는 2037년 계약 만료 이후 서방 측과의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1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국영 석유가스 기업 카즈무나이가스(KMG)는 이미 중국의 CITIC 그룹 산하 중틱건설과 함께 새로운 가스 처리 공장의 설계 작업에 착수했다.

◇ 40억 달러 투자비 부풀리기 의혹… 서방과의 30년 동거 마침표


카자흐스탄 정부의 이번 결정은 서방 컨소시엄과의 뿌리 깊은 불신과 자국 내 가스 수요 급증이라는 대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서방 파트너들은 카라차가낙 유전에서 채굴한 원자가스(raw gas)를 러시아로 보내 처리하는 대신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으나, 투자 지출 규모를 둘러싸고 카자흐 정부와 오랜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 스톡홀름 중재 법원은 컨소시엄이 지출했다고 주장한 금액 중 약 40억 달러(약 5조 5천억 원)가 과대평가되었다고 판결하며 카자흐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카자흐 정부는 계약이 만료되는 2037년 이후 서방 측과의 협력을 완전히 끊고, 카즈무나이가스가 자국의 석유 및 가스 서비스 및 건설 부문의 역량을 통합하여 카라차가낙 유전의 운영을 주도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 ‘러시아 의존’ 끊고 ‘중국 자본’ 들인다… 품질 우려는 과제


새로운 가스 처리 공장 건설은 카자흐스탄의 해묵은 에너지 과제인 ‘러시아 의존 탈피’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아스타나에 기반을 둔 에너지 전문가 누르란 주마굴로프는 "카자흐스탄은 현재 화력 발전소를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하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매우 높다"며 "국내 시장 공급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현재 카라차가낙에서 생산된 원가스는 러시아 오렌부르크 공장으로 보내져 상업용 가스로 처리된 후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제네바 글로벌 가스 센터 중앙아시아 고문 아스카르 이스마일로프는 "오렌부르크 공장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등 불가항력 사태가 발생할 경우 가스 공장 건설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렌부르크 공장은 지난해 두 차례나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아 카라차가낙 유전의 생산량을 줄여야 했다.

CITIC의 참여는 프로젝트 비용을 낮춰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산 장비의 품질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이스마일로프는 "중국 공장은 저렴하겠지만 품질은 유럽산보다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중국이 최근 장비 품질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덧붙였다.

◇ 한국 에너지 업계에 주는 시사점


카자흐스탄이 텡기즈(셰브론·엑손모빌), 카샤간(엑손모빌·에니·셸·토탈) 등 다른 주요 유전의 서방 측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자국 국영기업 중심의 운영 체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이다.

중국 CITIC의 카라차가낙 프로젝트 참여는 한국 건설 및 EPC 기업들에게 카자흐스탄 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을 의미한다. 동시에 중국 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한 공동 진출 기회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카자흐스탄이 러시아 가스 처리 의존도를 낮추려는 만큼, 한국의 우수한 가스 처리 및 정제 기술, 플랜트 기자재를 카자흐스탄에 공급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