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21X, 180°C 고온 안정 구동·오차 ±0.1°…기존 솔루션보다 크기 40~50% 축소
中 부품 자급화 가속에 삼성전기·LS그룹 등 한국 소재·부품 업계 '골든타임 2030' 기로
中 부품 자급화 가속에 삼성전기·LS그룹 등 한국 소재·부품 업계 '골든타임 2030' 기로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반도체 기업 CT-유나이트(CT-Unite)는 지난 4일(현지시각)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 보도를 통해 'CT-21X' 질화갈륨(GaN) 자기 인코더 칩을 공개했다.
이 칩은 휴머노이드 로봇 관절에 특화 설계된 중국 최초의 GaN 기반 인코더로, 오는 3분기 양산을 목표로 현재 샘플과 맞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고온·초정밀·초소형…세 가지 난제를 한 칩에
CT-21X는 GaN과 알루미늄 스칸듐 질화물(AlScN)을 결합한 구조를 채택했다. 기존 실리콘 기반 인코더는 관절 내부 고온 환경에서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고 부피가 크다는 약점을 안고 있었다.
CT-유나이트에 따르면 CT-21X는 180°C 연속 구동을 보장하고 순간 최고 250~400°C 환경에서도 열화 없이 작동한다. 열드리프트는 온도 1°C 변화당 각도 오차가 0.01~0.03°에 불과해 복잡한 냉각 장치 없이 모터 코일 바로 옆에 직접 장착할 수 있다.
21비트 초고해상도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ADC)를 내장해 각도 오차 ±0.1°, 응답 지연 2마이크로초(μs) 이하, 분당 최고 30만 회전(rpm)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로봇의 궤적 제어 정밀도를 기존 ±0.2㎜에서 ±0.05㎜로 끌어올려 달리기·점프·정밀 조립 같은 빠르고 힘이 동시에 요구되는 작업 요건을 충족한다.
기존 솔루션 대비 부피는 40~50% 줄었다. 다만 이번 발표는 회사 측 자체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양산 과정에서 성능 수치의 실제 구현 여부와 수율·단가 경쟁력은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한국의 딜레마: 로봇 활용 세계 1위, 핵심 부품 국산화율은 40%대
CT-21X가 오는 3분기 양산에 들어가면 중국 내 로봇 메이커들은 GaN 인코더마저 자국산으로 채울 수 있게 된다. 이는 중국산 로봇의 글로벌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산 로봇 완제품의 시장 진입 문턱을 높이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올해 1월 25일 발간한 '글로벌 로보틱스 산업 지형 변화와 한·일 공급망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로봇 구동 필수 소재인 영구자석 수입의 88.8%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정밀감속기·제어기 등 핵심 부품 역시 일본과 중국이 최대 수입국이다.
소재·부품 국산화율이 40%대에 머물러 로봇 완제품 생산이 늘어날수록 외국산 부품 수입이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인코더 역시 같은 처지다. 현재 국내 로봇 업체들이 채용하는 자기 인코더의 상당 부분은 오스트리아 AMS-오스람, 일본 니콘·하이덴하인 등 해외 제품에 의존한다.
한국무역협회에서는 한국은 로봇 활용 역량은 뛰어나지만 핵심 소재·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며 그동안의 제조·활용 중심의 전략을 공급망 안정화 전략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것이 향후 로보틱스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삼성전기·LS그룹, 로봇 부품 시장 선점 경쟁
위기 속에서도 국내 부품·소재 기업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3월 1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구조를 AI 서버·전장·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기는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노르웨이 초소형 전기모터 업체 알바 인더스트리즈(Alva Industries)에 수백만 유로를 투자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파이버 프린팅 기술은 모터 성능과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차세대 로봇 액추에이터의 핵심 자산"이라며 "이번 투자로 미래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위한 중요한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2050년까지 휴머노이드 시장이 5조 달러(약 73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주도할 25개 핵심 부품 기업 '휴머노이드 테크 25'를 선정했다. 한국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2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LS그룹은 소재 단계에서 움직이고 있다. LS에코첨단소재는 최근 글로벌 로봇 부품업체로부터 액추에이터용 권선(모터 코일)을 처음으로 수주했다.
LS에코첨단소재는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모터용 권선과 영구자석을 아우르는 공급 구조는 글로벌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탈중국 전략과 맞물리며 향후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GaN 기반 인코더 칩 분야는 국내에서 아직 본격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영역이다. MarketsandMarkets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0년 152억 달러(약 22조 351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골드만삭스는 2035년 380억 달러(약 55조 원) 규모를 제시하고 있다.
시장이 이처럼 가파르게 커질수록 관절 당 탑재되는 인코더 수요도 배수로 늘어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2030년까지가 기술·시장 패권이 결정되는 골든타임으로, 핵심 부품 국산화와 AI 기술 흡수를 통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로봇 경제로 극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부품 자급화 속도와 한국의 공급망 고도화 속도, 어느 쪽이 더 빠를지가 앞으로 수년간 양국 로봇산업의 경쟁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