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조 달러 턱밑까지 치솟은 미국 국가채무… 달리오 "법정통화 모두 가치 저장 실패"
미·이란 전쟁 이후 비트코인 ETF 3개월 연속 순유입 vs 금 ETF는 자금 이탈 지속
미·이란 전쟁 이후 비트코인 ETF 3개월 연속 순유입 vs 금 ETF는 자금 이탈 지속
이미지 확대보기포브스(Forbes)는 가 9일(현지시각), 미국의 국가채무가 39조 달러(약 5경 7154조 원) 돌파를 목전에 둔 가운데, 세계 최대 헤지펀드 창업자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달러 붕괴 가능성을 공개 경고했고, JP모건은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구조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리오의 경고 "법정통화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실패한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 창업자 달리오는 뉴욕타임스(NYT) 팟캐스트 '인터레스팅 타임스(Interesting Times)'에서 미국 재정 구조의 심각성을 수치로 제시했다.
실제로 미 의회예산국(CBO)도 2026 회계연도 미국 연방 지출을 7조 4000억 달러(약 1경 844조 원), 세입을 5조 6000억 달러(약 8206조 원)로 추산하고 있어 달리오의 진단과 맞닿는다. 달리오는 이어 "이런 구조가 누적돼 현재 국가채무는 연간 세입의 약 6배에 달한다. 역사를 보면 이런 상황이 반드시 문제를 낳는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늘어난 재정 지출,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격히 올린 기준금리가 채무 이자 비용을 눈덩이처럼 키웠다.
미 상원 합동경제위원회(JEC)에 따르면 5월 5일 현재 미국 총 국가채무는 38조 9100억 달러(약 5경 7022조 원)로, 현재 증가 속도가 유지될 경우 오는 18일께 39조 달러(약 5경 7154조 원) 돌파가 예상된다. 지난 5년간 10조 7500억 달러(약 1경 5754조 원)가 늘어난 규모다.
달리오는 "역사 속 모든 유사 국면에서 법정통화(fiat currency)는 하락하고 금은 올랐다"며 금이 현재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준비자산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금융위기가 오면 지출 여력이 극히 제한될 것이며, 어떤 법정통화도 효과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대전환 진행 중"
달리오의 경고와 맞물려,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분석가들은 구체적인 자금 흐름 데이터로 이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트조글루(Nikolaos Panigirtzoglou) 전무가 이끄는 JP모건 분석팀은 더블록(The Block)에 공개된 보고서에서 "달러 가치 하락을 방어하려는 투자 수요가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는 이 흐름을 수치로 보여준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5월까지 3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금 ETF는 미·이란 분쟁이 불거진 지난 3월 이후 자금 이탈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SoSoValue 집계 기준, 비트코인 ETF에는 지난 3월 13억 2000만 달러(약 1조 9340억 원), 4월에는 24억 4000만 달러(약 3조 5750억 원)가 순유입됐다. 4월 수치는 2026년 들어 월간 최대이자 2025년 10월 이후 최대치다.
이 중 블랙록(BlackRock)의 IBIT 펀드가 4월 유입액의 약 70%인 17억 1000만 달러(약 2조 5060억 원)를 단독으로 흡수했다.
JP모건 분석가들은 "이란 분쟁 시작 이후 소매 투자자들이 금 대신 비트코인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데이터가 보여준다"고 밝혔다.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회장이 이끄는 스트래티지(Strategy·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4월 26일 기준 비트코인 81만 8334개를 총 618억 1000만 달러(약 90조 5820억 원), 개당 평균 7만 5537달러(약 1억 1060만 원)에 매입해 세계 최대 기업 보유량을 유지하고 있다.
JP모건은 스트래티지가 현재 속도를 유지할 경우 올해 약 300억 달러(약 43조 9650억 원)어치를 추가 매입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2024년과 2025년 각각 220억 달러(약 32조 2410억 원)씩 매입한 것을 웃도는 규모다.
JP모건은 또한 비트코인과 금의 가격 변동성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약 1.5배까지 좁혀졌다고 밝혔다. 이 비율이 계속 낮아진다면 비트코인이 기관 투자자들에게 금과 유사한 '안전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JP모건의 시각이다.
달러 패권 흔들리는 구조적 배경… 비트코인 전망은
이 같은 흐름에는 달러 패권 자체에 대한 구조적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큰밀러(Stanley Druckenmiller)는 "50년 뒤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달러를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를 이을 자산으로 암호화폐를 거론하면서도 확신은 유보했다.
전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재닛 옐런(Janet Yellen)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달러를 초인플레이션으로 몰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런 시나리오가 비트코인 가격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미·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30%가량 올랐다. 금 가격도 지난 2년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다만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금의 연말 목표가를 1온스당 5400달러(약 791만 원)로 제시하며 금 선호론을 유지하고 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가 같은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을 두고 정반대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월가에서는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이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되는지,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경우 금 ETF 자금이 되돌아올지 여부가 이 구조적 자산 이동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