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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ATM 1위 '비트코인 디포' 파산… 규제 강화에 경영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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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ATM 1위 '비트코인 디포' 파산… 규제 강화에 경영 무너져

9천여 대 기기 셧다운… 자금세탁 방지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 파고에 사업 모델 붕괴
1분기 영업손실 950만 달러 기록… 암호화폐 사기 연루 혐의로 대규모 소송 직면
제도권 편입 과정의 과도기… 규제 사각지대 놓인 현금 기반 ATM 사업자들 도태
비트코인 디포는 지난 18일(현지시각) 텍사스 남부 연방 파산법원에 '챕터 11(미국 연방 파산법)'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사진=비트코인 디포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비트코인 디포는 지난 18일(현지시각) 텍사스 남부 연방 파산법원에 '챕터 11(미국 연방 파산법)'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사진=비트코인 디포 트위터
비트코인 ATM 업계 세계 1위 기업인 '비트코인 디포(Bitcoin Depot)'가 급격한 수익성 악화와 각국 정부의 규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 보호를 신청하며 시장의 충격을 주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로서 암호화폐 대중화의 첨병 역할을 했던 이 기업이 불과 1년 만에 9,000대가 넘는 기기를 멈춰 세운 것은 암호화폐 인프라에 대한 글로벌 규제 기조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았음을 시사한다.

CNBC 인도네시아(CNBC Indonesia)가 지난 19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비트코인 디포는 지난 18일(현지시각) 텍사스 남부 연방 파산법원에 '챕터 11(미국 연방 파산법)'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 9276개의 비트코인 자동입출금기(BTM)를 운영하며 현금과 비트코인을 교환해 주던 이 회사는 현재 전 세계 네트워크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1분기 영업손실 950만 달러… '규제 리스크'가 몰고 온 경영 위기


비트코인 디포의 몰락은 기록적인 실적 저하에서 예견됐다. CNBC 인도네시아 보도와 회사 측 발표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 급감했다.

지난해 1220만 달러의 이익을 냈던 것과 달리 올해는 95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총이익 또한 4500만 달러로 85% 폭락했다.

이러한 경영 위기의 핵심 배경에는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가 자리 잡고 있다. 알렉스 홈즈 비트코인 디포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각 주 정부의 엄격한 준법 의무와 거래 한도 신설, 나아가 일부 지역의 ATM 운영 금지 조치가 경영 환경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단순한 수익성 문제를 넘어, 규제 당국이 비트코인 ATM을 암호화폐 기반 사기 범죄의 주요 통로로 지목한 점이 결정타였다. 미국 매사추세츠와 아이오와주의 검찰총장이 주도하는 대규모 소송이 진행 중이며, 현지 수사 당국은 비트코인 ATM을 통한 사기 피해액이 지난해 3억 8900만 달러(약 5862억 원)로 2024년 대비 58% 급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파산이 던지는 메시지… 제도권 편입 과정의 '과도기적 진통'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권 편입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적 균열'로 분석한다.

최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Clarity Act(암호화폐 명확성법) 등 거시적인 제도 정비가 진행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현금 기반의 오프라인 ATM 인프라는 강화된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을 맞추지 못해 도태되는 양상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암호화폐가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자산으로 고도화되는 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BTM(비트코인 ATM) 사업자들은 더욱 촘촘해진 규제망을 통과해야 하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디포는 현재 미국 내 법인뿐만 아니라 캐나다 법인도 파산 절차에 포함했다. 기타 비미국권 국가의 법인들 역시 각국 규제 당국의 지침에 따라 순차적으로 폐쇄될 방침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1위 사업자의 퇴장이 향후 개인 간(P2P) 거래 기기 시장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더 투명한 운영 체계를 갖춘 후발 주자들의 재편 기회가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