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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호의 미술 에세이 ⑧ 그리기를 위한 몇 가지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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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호의 미술 에세이 ⑧ 그리기를 위한 몇 가지의 사유

푸른색의 탈리스만. 과거의 기억은 대부분 왜곡되었어 그러나 추억은 왜곡되지 못하는 거야 추억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지. Oil on Canvas. 2026이미지 확대보기
푸른색의 탈리스만. 과거의 기억은 대부분 왜곡되었어 그러나 추억은 왜곡되지 못하는 거야 추억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지. Oil on Canvas. 2026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는
영적 각성과

태초에 한 줄기 빛이 있어
입자와 의식으로 나뉘었다는
물리적 깨달음

공간에는 사건이 있고

사건을 있게 하는. 입자의 집합과

그것을 간섭하는 빛이 있었고

빛과 입자는 어둠속으로 소멸하고

"모든 형상이 부서져 입자가 되는 거대한 허무 속에서, 붓은 내면의 소우주를 연소시켜 태초의 빛과 소리를 시각화하는 영적 도약. 물성이 맹렬히 부딪혀 흩어진 캔버스에는 억지스러운 장식은 소멸하고, 오직 헐벗은 자아를 꿰매는 날것의 파동만 남는다."

파동은 공간을 채우는 나의 기도일 뿐.

Constellation Flow (Big Dipper). 72.7x181.8cm. Acrylic, mixed material, Hanji on Canvas. 2023. 이상복 작가 작품.이미지 확대보기
Constellation Flow (Big Dipper). 72.7x181.8cm. Acrylic, mixed material, Hanji on Canvas. 2023. 이상복 작가 작품.
하얀색의 탈리스만. 좋은 추억도 가끔은 지워야 할 때가 있는 거야. 그래도 삐죽하게 올라오는 감정은 어쩔 수 없는 거지. 2026이미지 확대보기
하얀색의 탈리스만. 좋은 추억도 가끔은 지워야 할 때가 있는 거야. 그래도 삐죽하게 올라오는 감정은 어쩔 수 없는 거지. 2026
인물. Ink on Paper. 2026이미지 확대보기
인물. Ink on Paper. 2026

"세상이 차가운 입자와 데이터로 환산된다는 물리적 한계와, 그럼에도 내 몸 안에는 우주의 숨결이 흐르고 있다는 영적 각성. 캔버스라는 빈 공간에는 물감과 살점이 맹렬히 부딪히는 치유의 사건(핵융합)이 있고, 그 창작의 굿판이 끝나 형상과 물질이 모두 소멸하고 나면, 화폭 위에는 오직 세상을 눈으로 어루만지는 영적인 파동과 시원의 소리만 남는다."

"이성(CPU)이 세상을 쪼개어 차가운 픽셀의 격자로 가두려 할 때, 그리기는 1억 도의 고독을 불태워 잃어버린 태초의 온도를 복원하는 기적이다. 끝없이 나를 솎아내고 비워낸(Kenosis) 텅 빈 화폭 위, 덧없는 사회적 가면과 물질의 껍데기가 무너져 내린 자리에는 이성을 뛰어넘어 당신과 공명하는 펄떡이는 숨결(기운생동)만 남는다."

한명호(서양화가)이미지 확대보기
한명호(서양화가)

글쓴이/ 한명호(1957년생)/ 홍익대 서양화과 및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박영덕화랑. 박여숙화랑. 현대아트갤러리. 갤러리Q, 부산화랑 등 다수), 단체전 및 국제전(화랑미술제-현대화랑, 북경아트페어-아트사이드갤러리 등), 최우수예술가상 미술부문 수상(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저서 ‘보이지 않는 곳을 보는 화가’ 등 다수


한명호 서양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