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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자제품 제조사 롱치어, 美·中 무역 긴장 속 '美 AI 기기 시장' 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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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자제품 제조사 롱치어, 美·中 무역 긴장 속 '美 AI 기기 시장' 조준

스마트폰 불황 속 메타 AI 스마트 글라스 등 차세대 하드웨어로 승부수
美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예고에도 아시아 공급망 효율성 확신
메모리 칩 가격 폭등 및 저가 경쟁 심화 속 'AI 민주화'로 돌파구 모색
상하이에 본사를 둔 롱치어는 스마트폰 계약 제조업체이자 메타의 스마트 글라스 공급업체이다. 사진=룽치어이미지 확대보기
상하이에 본사를 둔 롱치어는 스마트폰 계약 제조업체이자 메타의 스마트 글라스 공급업체이다. 사진=룽치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장기 침체와 미·중 간의 험난한 무역 전쟁 속에서도 중국의 대형 전자제품 계약 제조업체(ODM)인 롱치어 테크놀로지(Longcheer Technology)가 미국 인공지능(AI) 기기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미국의 고강도 관세 압박이라는 불확실성보다 현지 소비자 시장이 품은 AI 하드웨어의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1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상하이에 본사를 둔 롱치어의 숀 장(Sean Zhang) 북미 사업부 총괄 매니저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현재 중국 국내 시장의 경쟁이 극도로 치열하기 때문에 북미 시장이 우리의 최우선 초점"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롱치어 경영진은 관세 장벽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퍼센트포인트 이상의 가파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메타 AI 스마트 글라스 공급으로 잭팟… 베트남·말레이시아로 영토 확장


롱치어가 미국 시장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차세대 무기는 최근 폭발적인 수요를 생성하고 있는 AI 기반 스마트 글라스(안경)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마트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 글라스 출하량은 구글 등의 본격적인 시장 재진입에 힘입어 전년 대비 85% 급증한 1,50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롱치어는 이미 빅테크 기업 메타(Meta)와 유명 아이웨어 브랜드 레이밴(Ray-Ban)이 합작한 '레이밴 메타 AI 안경'의 핵심 공급업체 지위를 확보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숀 장 총괄은 "글로벌 AI 기기 수요가 본격적으로 개화할 때 이를 신속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이미 수년 전부터 이 분야에 막대한 선제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롱치어는 현재 중국 내 2개 공장과 더불어 미국 수출 물량을 전담하는 베트남 공장 1곳을 가동 중이며, 베트남 생산 라인은 지난해 대대적인 확장 공사를 마쳤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말레이시아 내 신규 공장 건설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불황과 '8배' 뛴 메모리 칩 가격… 빅테크 ODM의 변신

삼성전자, 샤오미, 오포(OPPO) 등의 스마트폰을 설계·제조하며 성장해 온 롱치어가 이처럼 AI 하드웨어로 눈을 돌린 것은 기존 스마트폰 생태계의 한계 때문이다. 롱치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9% 감소한 75억 6,000만 위안(약 1조 6,941억 원)에 그쳤다.

지독한 핸드폰 판매 부진에 더해 최근 국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전년 대비 7~8배가량 폭등하면서 저가형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제조원가 압박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롱치어의 한 임원은 "메모리 사양을 무리하게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서도 휴대폰의 소프트웨어 성능을 극대화하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여기에 완숙해진 스마트폰 공급망 덕분에 타 산업 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진입 장벽이 낮아져 중국 내 하청 제조 단가 경쟁은 피를 말리는 수준이다.

조금만 가격이 비싸도 소비자가 즉각 다른 브랜드로 이탈하는 구조다. 두준홍 롱치어 창립자 겸 회장은 본사 미디어 투어에서 "지난 20년간 스마트폰 단일 사업에 집중해 왔지만, 이제 AI는 우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거대한 성장 기회를 열어주었다"며 체질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경쟁사인 화친 테크놀로지가 AI 데이터센터용 서버 수요로 대박을 터뜨리고, 윙테크가 반도체 다각화를 시도하는 등 중국의 기술 제조사들은 일제히 AI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 경고에도 "아시아 공급망의 가성비 못 이겨"


가장 큰 대외적 걸림돌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무역 규제의 칼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일시적인 무역 휴전에 합의하며 추가 관세 조치를 오는 11월까지 유예한 상태다.

그러나 미 무역대표부(USTR)는 불공정 무역 관행을 근절한다는 명목으로 중국과 베트남을 포함한 60개 경제국에 전방위적인 고율 관세 부과를 제안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롱치어 측은 미국 빅테크 고객사들이 관세 무서워 공급망 전략을 급격히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메타 등 주요 미국 고객사들은 아직 롱치어에게 미국 본토 내 제조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 총괄은 "관세가 아무리 높아지더라도, 미국 기업이 수많은 핵심 엔지니어를 해외로 파견해 직접 공장을 돌리는 비용보다 고도로 숙련된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기반의 제조 생태계를 활용하는 것이 비용 경쟁력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꼬집었다.

롱치어는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아시아 밸류체인의 견고함을 무기로 미국 기술 시장의 중추를 계속해서 장악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