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대형 SUV 20종 쏟아져… 年 수요 50만 대, 생산 능력 100만 대 ‘두 배 폭발’
BYD ‘그레이트 탕’·샤오펑 ‘GX’ 출시하자마자 사전 가격 파괴… 치열한 치킨게임 돌입
벤츠 판매 23% 줄고 화웨이 ‘아이토 M7’ 2배 급증… 서방 럭셔리 카 독점 구도에 도전장
BYD ‘그레이트 탕’·샤오펑 ‘GX’ 출시하자마자 사전 가격 파괴… 치열한 치킨게임 돌입
벤츠 판매 23% 줄고 화웨이 ‘아이토 M7’ 2배 급증… 서방 럭셔리 카 독점 구도에 도전장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이 같은 공격적인 프리미엄 올인 전략이 급격한 공급 과잉과 시장 미세 조정 실패로 이어져, 단기 제품 주기와 가격 할인 경쟁 속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혹독한 경고가 쏟아졌다.
2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의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비야디(BYD)와 샤오펑(Xpeng)을 비롯한 중국의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최소 20종이 넘는 풀사이즈(대형) SUV 모델을 시장에 무차별적으로 공개했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내에서 대형 SUV 부문은 가장 가혹한 치킨게임이 벌어지는 전장으로 돌변했다.
연간 수요는 50만 대, 공장은 100만 대 가동… 출시와 동시에 시작된 ‘가격 파괴’
중국자동차딜러협회 회원인 리옌웨이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대형 SUV 부문 연간 시장 수요는 약 50만 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제조사들의 합산 생산 능력은 이미 1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수요보다 공급 능력이 두 배나 과잉 배정된 셈이다. 리 위원은 "이 같은 극단적인 공급 과잉의 결말은 결국 모든 업체가 시장 점유율을 한 줌이라도 더 쥐기 위해 파괴적인 가격 전쟁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신차 출시와 동시에 가이드라인 가격을 깎아주는 유혈 경쟁이 확인되고 있다. BYD는 지난주 차세대 풀사이즈 SUV ‘그레이트 탕(Great Tang)’을 출시하며 시작 가격을 사전 판매가보다 약 4% 낮춘 24만 위안(5,450만 원)으로 전격 책정했다.
이에 맞서는 샤오펑 역시 6인승 플래그십 SUV ‘GX’를 5월에 출시하면서, 기존 가이드라인 대비 무려 3분의 1이나 낮은 26만 9,800위안의 충격적인 시작 가격을 제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글로벌 자동차 컨설팅 기업인 ‘Qi Advisory’의 창립자 프레데릭 골롭은 "일반적으로 SUV는 자동차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니오(Nio), 샤오펑, 화웨이의 아이토(Aito) 등 거의 모든 중국계 진영이 더 높은 가격대와 마진율에 도달하기 위해 풀사이즈 럭셔리 영역으로 떼를 지어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래방·영화관 다 넣었다”… 벤츠 꺾은 화웨이 ‘아이토 M7’의 돌풍
그동안 대형 럭셔리 SUV 세그먼트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랜드로버 등 유럽 전통 명가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영토였다. 중국 브랜드들은 이 고착화된 구도를 깨기 위해 도시 중산층의 가계 심리를 겨냥한 초호화 혁신 하드웨어 스펙을 차량 내부에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다.
골롭 창립자는 중국 프리미엄 전기 SUV들이 실내 노래방 기능부터 영화관급 대형 디스플레이, 무중력 마사지 시트 등 "작은 차량에는 도저히 넣을 수 없는 이 행성의 모든 편의 사양을 집약하고 있다"며 "이제 중국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호화 전기 SUV를 소유한다는 것은 자신이 부자임을 나타내는 새로운 지표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략은 판매량 지표로 즉각 반영됐다.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내수 소비 침체 흐름과 달리, 중국승용차협회(CPCA)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4월 기준 풀사이즈 컴팩트 SU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라는 폭발적인 급증세를 기록했다.
특히 이 카테고리 내에서 전통 강자인 메르세데스-벤츠의 GLC 모델 판매량이 23% 급감하며 체면을 구긴 반면, 화웨이가 기술과 유통을 지원하는 아이토의 ‘M7’ 모델은 판매량이 두 배 이상 폭증하며 서방 브랜드를 공포에 떨게 했다.
“세단은 포르쉐, SUV는 랜드로버”… 제품 획일화가 부른 ‘3개월짜리 신차 수명’
그러나 글로벌 투자은행(IB)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브랜드들의 이 같은 화려한 상향 진출 노선이 부메랑이 되어 자멸적인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디자인의 심각한 획일화와 이로 인한 신차 효과의 극단적 단명이다.
폴 공(공펑) UBS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현재 중국 전기차 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새로 출시되는 차들이 지나치게 똑같아 보인다는 점"이라며 "중국산 SUV는 죄다 랜드로버를 닮아있고, 세단은 포르쉐를 카피한 것처럼 획일화되어 가고 있다"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공 수석 애널리스트는 제품 제공의 획일성이 결국 각 모델의 판매 생명 주기를 치명적으로 단축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출시되는 많은 중국산 모델들이 출시 후 불과 3개월에서 6개월 만에 판매 정점을 찍은 뒤, 12개월(1년)이 지나면 모멘텀이 완전히 식어버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안방 소비자들이 쉽게 싫증을 내어 신차가 단 몇 달 동안만 매출을 창출하고 꺼져버린다면, 차량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쏟아부은 수백만 달러의 막대한 R&D 비용을 회수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글로벌 자원 공급망 장악력과 배터리 원가 절감을 무기로 전기차 강국으로 우뚝 선 중국이지만, 안방 시장의 과열된 혈투와 카피캣 위주의 제품 과잉 공급은 기업들의 장기 기초체력을 갉아먹는 독약이 되고 있다.
상용화 마지노선에 도달한 대형 럭셔리 세그먼트마저 급격한 할인 조치와 이익 침식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구조적 통치 개혁과 내실 경영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중국 전기차 진역의 화려한 독주는 결국 부실 채권 폭탄처럼 가혹한 자본 침체의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짙어지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