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 요구에도 "합의 이행 먼저" 조건 재확인
이번주 오만 회동이 분수령…코스피 정유·방산주 변동성 경계
이번주 오만 회동이 분수령…코스피 정유·방산주 변동성 경계
이미지 확대보기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를 기대했던 국내 에너지·방산 관련주에 다시 경계감이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없이도 협상은 계속될 수 있다"는 발언을 거부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 해결과 원유 수출 정상화에 관한 조건을 미국이 먼저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외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운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만을 방문했다. 이번주 예정된 이 회동 결과에 따라 국제유가와 국내 증시의 단기 방향이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 반관영 통신 소식통 인용…미국은 "선언 없인 상응조치"
이란 당국이 대화에 앞서 미국의 "합의된 이해사항" 이행을 요구했다는 내용은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이 신원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것으로, 해당 이해사항의 구체적 범위는 파르스통신 보도에서도 명시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항로 개방을 공개 선언하고 민간 선박 공격 중단을 서약하라고 요구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응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고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익명을 전제로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란과 지난달 중순 합의한 휴전이 끝났다고 말하면서도 협상 자체는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자신을 겨냥한 암살 위협이 실제로 실행될 경우 이란에 "미사일 1000발"을 퍼붓겠다고 적었으며, 이스라엘이 이 같은 암살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다는 내용도 함께 있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으며, 그 아들이자 후임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부친에 대한 "복수"를 공개 촉구했다.
코스피 정유·방산주, 업종별로 엇갈린 영향 예상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로, 국내 증시는 앞서 이 항로를 둘러싼 긴장 국면마다 정유·항공·방산 업종을 중심으로 큰 폭의 변동성을 겪었다.
실제로 지난 8일 코스피는 이란의 호르무즈 인근 상선 공격과 미국의 재보복 공습 소식에 전 거래일 대비 5.35%(409.52포인트) 급락한 7246.79로 마감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미국 현지 매체 더힐에 따르면 이번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5달러 안팎, 브렌트유는 79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달 말 탱커 통항 재개로 각각 69달러, 72달러 선까지 내렸던 데서 재차 반등한 수준으로, 지난 4월 전쟁 국면에서 기록한 배럴당 120달러 안팎의 고점과 비교하면 아직 낮지만 지정학 프리미엄이 다시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종별로는 영향의 방향이 엇갈린다. 정유업체는 국제유가 상승 시 보유 재고의 평가이익이 늘어날 수 있는 반면, 유가 부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항공업계는 유류비 부담 확대라는 직접적 비용 리스크에 노출된다.
방산·조선업체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단기적으로 수주 기대를 키울 수 있지만, 실제 발주는 정세 불확실성 속에 지연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정부는 국내 원유 수입의 약 70%가 중동산이라고 밝혀온 만큼, 산업통상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앞서 중동 정세가 국내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국내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일시적으로 53% 안팎까지 낮아지며 도입선 다변화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해상 운송·선박보험 비용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투자업계에서 나온다.
오만 회동 결과가 이번주 최대 변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긴장에도 이란과의 전문가급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다만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역 에너지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공식 합의 문구와 무관하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실질적 해상 통제력과 군사적 대응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외무장관이 참석하는 이번주 오만 회동에서 통항 보장 문제의 접점이 확인되는지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국내 정유·방산주 변동성의 단기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