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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그늘] AI 메모리 호황, 실적보다 지속성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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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그늘] AI 메모리 호황, 실적보다 지속성 시험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기대 커지지만 시장 경계감 확대
HBM 투자·가격 상승 속 완제품 수요·가격 수용력 변수
미국 버지니아주의 AI 데이터센터.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버지니아주의 AI 데이터센터.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를 밀어올리고 있지만 시장의 시선은 벌써 다음 사이클로 향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 경쟁과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 지속성과 완제품 시장의 가격 수용력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HBM과 서버용 D램 수요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업황 회복세도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범용 메모리 가격도 반등 흐름을 보이며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제품 믹스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시장은 호황 자체보다 지속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이후 글로벌 증시에서 반도체주 변동성이 커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 투자 확대가 당장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대규모 설비투자와 가격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적 개선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투자자들은 다음 수요 곡선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HBM 경쟁은 이미 기술력뿐 아니라 투자 여력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생산 난도가 높고 첨단 패키징과 고객 맞춤형 검증 과정이 중요하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AI 반도체 고객사를 잡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와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요가 강한 시기에는 이런 투자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공급 확대 속도가 수요 증가를 앞지르면 재고와 가격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도 양면성을 갖는다.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수익성 개선 요인이다. 하지만 PC와 스마트폰, 서버 제조사에는 원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한다. 특히 소비재 시장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메모리 가격 인상이 완제품 가격으로 전가되면 수요 회복을 늦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I 서버가 전체 메모리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범용 D램과 낸드 수요가 함께 살아나지 못하면 호황의 온도차도 커질 수밖에 없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사이클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번 AI 메모리 호황은 전례 없이 길고 큰 사이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2027년을 넘어서도 쇼티지 해소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HBM과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중심의 수요 강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메모리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될 것으로 보여 PC와 스마트폰 수요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