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2000억 달러 반도체 장비 시장 폭발… 진짜 수익 구간은 따로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2000억 달러 반도체 장비 시장 폭발… 진짜 수익 구간은 따로 있다

고성능 연산 장비 증설 수혜… 전공정과 후공정 공급사 희비 교차
선행 주가수익비율 역사적 고점 부담… 메모리 거래가 하락이 퇴각 신호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가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가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가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 가속기 수요가 늘면서 설비 투자가 급증하자 장비 제조업체들의 매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모든 장비 회사가 수혜를 균등하게 나누어 갖지는 못한다.

투자자는 공정별 마진 구조와 장비사들의 수주 흐름을 정밀하게 분석해야 투자 손실을 막을 수 있다.

후공정 핵심 병목 해결하는 장비사에 이익 집중

인공지능 기술의 고도화는 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하려는 첨단 패키징 설비 확충으로 이어진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 714(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3.2% 늘어난 1659억 달러(246조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웨이퍼 팹 장비(WFE) 매출은 올해 1439억 달러(213조 원)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세라면 웨이퍼 팹 장비 시장은 오는 2028년 사상 최초로 2000억 달러(297조 원) 장벽을 넘어선다. 다만 전공정 장비의 외형 성장보다 후공정 이익률 상승폭이 훨씬 가파르다.

고대역폭메모리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공정의 핵심인 본딩 장비와 미세 균열을 잡아내는 검사 장비는 현재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따라서 후공정 병목을 해결하는 독점 기술을 가진 장비사들이 강한 가격 협상력을 발휘하며 높은 마진을 챙긴다.

글로벌 독점사와 한국 강소 기업의 밸류체인 진입 경쟁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은 독점 기술력을 가진 소수의 글로벌 대기업과 한국의 특화 장비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네덜란드 ASML은 첨단 미세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다.

식각 분야의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와 램리서치는 전공정 설비투자의 기본 수혜를 확보했다. 계측 분야의 지배자인 미국 KLA 역시 수율 관리에 필수적인 검사 장비를 전량 공급한다.

한국 반도체 장비 업계는 고대역폭메모리 맞춤형 밸류체인 진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칩과 칩을 붙이는 열압착 본딩 장비를 제조하며 수주를 늘리고 있다. 원자층 증착 장비를 다루는 주성엔지니어링과 테스는 전공정 핵심 박막 형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원익IPS 또한 장비 국산화 흐름에 동참하며 장기 공급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역사적 고점 프리미엄과 시차 공략법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종 주가는 미래 성장성을 빠르게 선반영하며 가치평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가 집계한 주요 장비사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30배 안팎에 머물고 있다.

과거 반도체 상승 주기 정점 당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인 20배 수준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그럼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주기가 과거 스마트폰이나 개인용 컴퓨터(PC) 주기보다 더 길게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장비주 투자는 실적 발표 시점과 실제 수주 계약 사이에 시차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성공한다. 반도체 제조사의 설비투자 계획 발표와 장비 계약 체결 사이에는 보통 2분기에서 3분기 정도의 시차가 존재한다.

투자자는 제조사들의 설비투자 증액 발표 초기에 장비주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장비 제조사의 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돌파하며 환호가 쏟아질 때가 오히려 비중을 줄여야 하는 시점이다.

투자자가 실전에서 확인해야 할 세 가지 경보음


장기 우상향 전망만 믿고 묻어두는 투자는 반도체 하강 주기 진입 시 큰 손실을 부른다.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탈출 신호는 세 가지다.

첫째 신호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의 연간 설비투자 계획 변화다. TSMC가 설비투자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순간 글로벌 장비 업황은 가장 먼저 침체기로 진입한다.

둘째 신호는 고대역폭메모리와 일반 디램의 고정거래가격 상승률 둔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하는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률이 꺾이면 제조사들은 설비투자 규모부터 줄이기 시작한다.

셋째 신호는 미·중 기술 무역 갈등에 따른 장비 수출 규제 수위다. 중국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글로벌 장비사들의 첨단 장비 통관이 막히면 실적 변동성이 곧바로 커진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