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샷AI, 오픈소스 도구로 45나노 칩 데모 구현… 미국 양강 주가 일시 충격
첨단 노드 대응력·Sign-off 신뢰성 검증 과제… 27일 기술 보고서가 1차 시험대
첨단 노드 대응력·Sign-off 신뢰성 검증 과제… 27일 기술 보고서가 1차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기업이 독점해 온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시장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오픈소스 대안 기술이 등장했다. 중국 기술 스타트업이 상용 라이선스 없이 반도체를 자율 설계하는 개념 검증(PoC) 데모를 선보였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존 상용 도구 의존 구조에 중장기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 양산 단계까지의 실리콘 검증과 첨단 미세 공정 대응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확인해야 할 공백이 많다. 기술적 신뢰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성숙 공정서 일궈낸 자율 설계 데모
중국 AI 연구소 문샷AI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키미 K3'를 활용해 반도체 칩을 자율 설계했다고 공식 기술 블로그를 통해 발표했다.
문샷AI는 45나노미터(nm) 낭게이트 오픈 셀 라이브러리를 활용했다. 키미 K3는 레지스터 전송 레벨(RTL) 작성부터 물리 레이아웃 배치를 거쳐 제조용 도면(GDSII) 생성 시뮬레이션까지 자율 수행했다.
설계된 칩은 4mm² 면적에 100메가헤르츠(MHz) 클록 속도로 작동하도록 프로그래밍된 나노 규모 가속기다. 이 과정에서 문샷AI는 케이던스의 지너스나 시놉시스의 디자인 컴파일러 등 기존 상용 EDA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성과는 실제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를 통한 파운드리 위탁 생산을 거친 실제 칩 제작이 아니다. 이번 결과물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논리 회로가 작동함을 확인한 가상 검증 단계다.
특히 정적 타이밍 분석(STA), 전력 무결성(IR drop), 전자기 간섭(EM) 등 파운드리 sign-off 단계의 핵심 검증 로그는 공개되지 않았다. 칩 내부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 코어나 메모리(SRAM) 등 필수 구성요소에 상용 라이선스 지식재산권(IP)이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미국 EDA 양강 주가 동반 하락
이번 발표 여파로 뉴욕증시에서 상용 EDA 시장을 양분하는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주가는 지난 17일 기준 9.47% 급락했다. 시놉시스 주가도 같은 날 7.85% 하락 마감했다.
시장은 이를 상용 도구 수요 둔화 가능성에 대한 심리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당일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가 1% 안팎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주가 조정 인과관계를 이번 뉴스 하나로만 단정하기는 어렵다. 거시경제 금리 변동성과 반도체 섹터 전반의 가치평가 부담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번스타인 로빈 주 분석가는 18일 발행한 보고서에서 중국 탑티어 AI 랩의 기술 추격 속도가 글로벌 투자자들을 다시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제기하는 '디프시크급 충격' 프레임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프시크는 실제 상용 서비스의 인프라 비용 구조를 직접 파괴했다. 반면 이번 키미 K3 성과는 실험실 수준의 잠재 변화 신호에 머물러 있다.
오픈소스 EDA의 확장성과 미세 공정의 벽
반도체 설계 업계에서는 이번 데모가 오픈소스 EDA의 확장 가능성을 환기했다고 인정한다.
동시에 상용 툴을 대체하기까지는 거대한 기술 장벽이 존재한다고 평가한다.
이번에 사용된 45나노 공정은 설계 규칙이 비교적 단순해 오픈로드나 요시스 같은 오픈소스 도구로도 제어가 가능하다.
반면 현재 AI 가속기 양산에 투입하는 3나노나 2나노 첨단 공정은 수십억 개 트랜지스터를 배치해야 하므로 물리 최적화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특히 EDA의 진짜 진입장벽은 타이밍과 전력 조절을 최종 검증하는 'Sign-off' 신뢰성에 있다.
오픈소스 도구는 수천억 원 비용이 드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 설계 키트(PDK) 접근성이 차단되어 있다. 오류 발생 시 제조 실패 책임을 전적으로 팹리스가 져야 하므로 대형 고객사들이 상용 엔진을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니라지 파텔 분석가는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성숙 공정에서의 성공이 케이던스와 시놉시스의 단기 매출 기반을 위협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첨단 칩 설계와 검증 워크플로우는 여전히 두 회사의 독점 엔진에 고착되어 있다. 다만 AI 에이전트가 프런트엔드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으면서 소프트웨어 가치가 공급망 상단으로 이동할 여지는 존재한다.
27일 기술 보고서가 가를 미래 시나리오
키미 K3는 매개변수 2조 8000억 개 규모를 가진 혼합전문가(MoE) 모델이다. 문샷AI는 오는 27일 전체 가중치와 함께 구체적인 EDA 툴체인과 설계 방법론을 담은 기술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투자 업계에서는 이 보고서가 발간되는 시점을 기해 시장 시나리오가 세 갈래로 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6개월 단기 시나리오를 보면 기술 보고서에서 최종 승인 단계의 검증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심각한 결함이나 리스크가 남은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검증 부실과 라이선스 IP 사용 흔적이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기술 신뢰성 논란이 불거지며 시놉시스와 케이던스 주가는 이전 수준으로 완만하게 회복한다.
투자자는 상용 EDA 공급망 지배력이 재확인됨에 따라 기존 1위 기업들에 대한 비중 유지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
2년 중기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규제로 첨단 노드가 막힌 중국 시장에서 SMIC 중심의 성숙 공정 자립 가속화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오픈소스 진영의 에이파블레스나 사이파이브 같은 리스크파이브(RISC-V) 기반 생태계가 반사이익을 얻는다.
투자자는 지정학 리스크 헷지를 위해 대체 IP와 오픈소스 인프라 자산의 포트폴리오 편입을 검토해야 한다.
5년 장기 시나리오로 가면 AI 에이전트가 설계 제약 조건 설정과 배치·배선 반복 최적화를 완전히 자동화한다. 축적된 데이터로 오픈소스 도구 신뢰성이 상용 수준에 도달하면 반도체 연구개발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된다.
전통 EDA 기업의 소프트웨어 마진 축소 위험이 커지는 반면 자체 칩을 설계하는 빅테크 기업이 비용 절감 수혜를 입는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