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대 교수팀, '사이언스'에 99% 이상 고순도 마름모면체 그래핀 합성 논문 게재
기존 테이프 박리 방식 한계 극복… 구리-니켈 합금 템플릿으로 구조적 불안정성 해결
위상 큐비트와 저전력 AI·메모리 칩 등 차세대 양자 장치 상용화 기딤돌 마련
기존 테이프 박리 방식 한계 극복… 구리-니켈 합금 템플릿으로 구조적 불안정성 해결
위상 큐비트와 저전력 AI·메모리 칩 등 차세대 양자 장치 상용화 기딤돌 마련
이미지 확대보기1500년대 연필심부터 1800년대 제강 산업, 그리고 현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의 핵심 소재로 쓰여온 흑연이 차세대 양자 컴퓨터의 핵심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국 연구진이 그동안 극도로 불안정해 상용화가 불가능했던 특수 구조의 그래핀을 고순도로 대량 합성하는 데 성공하면서, 그래핀 기반 양자 칩 생산의 길이 열렸다.
테이프 박리 방식 탈피… 99% 이상 고순도 마름모면체 그래핀 제작 성공
연구팀이 집중한 소재는 흑연의 가장 기초적인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마름모면체(Rhombohedral) 그래핀(ABC 쌓기 구조)'이다.
일반적인 흑연은 그래핀 층이 교대로 쌓이는 AB 스태킹(Bernal 구조) 형태를 띤다. 반면 3개 층마다 주기를 반복하는 마름모면체(ABC) 구조는 에너지가 손실 없이 이동하는 양자 이상 홀 효과와 초전도성이라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외부 잡음에 강한 '위상 큐비트(Topological Qubit)'를 구축할 최적의 양자 소재로 꼽혀왔다.
그러나 마름모면체 그래핀은 대규모 제조 시 자발적으로 흔한 AB 구조로 되돌아가버릴 만큼 극도로 불안정했다. 공동 제1저자인 장즈빈 박사는 "이전에는 테이프로 흑연을 계속 떼어낸 뒤 현미경으로 1% 미만에 불과한 희귀 샘플을 일일이 찾아내는 기계적 각질 제거 방식이 유일했다"고 한계를 설명했다.
류카이후이 교수팀은 가장자리에 미세한 계단 구조가 형성된 합성 템플릿을 고안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알루미늄 산화물 계단 위에 구리-니켈 합금을 적용하여 이 합금이 촉매이자 에피택셜(원자 결정 성장) 템플릿 역할을 하도록 설계했다. 계단 경계가 층간 이동을 안정적으로 고정해주면서 고온에서도 탄소 원자가 정밀하게 쌓이도록 유도한 것이다.
연구진이 제작한 마름모면체 그래핀 샘플은 순도 99% 이상을 기록했으며, 가로 160미크론(㎛), 세로 80미크론, 두께 최대 120나노미터(㎚)에 달했다. 연구진은 필요에 따라 수십 층에서 수백 층까지 두께를 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리콘 칩 보완할 차세대 2D 소재… AI 및 양자 장치 응용 가속화
류카이후이 교수는 "이번 접근법은 신흥 양자 재료의 스태킹 순서 엔지니어링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확립했으며, 미래 양자 과학기술의 확장 가능한 응용 분야를 개척했다"며 "추후 양자 컴퓨팅 응용이 본격화될 때 차세대 양자 장치를 즉시 제작할 수 있는 완벽한 재료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류 교수 연구팀은 3년 전 차세대 반도체 후보 물질인 몰리브덴 디설파이드(MoS₂)의 웨이퍼 규모 생산 방식을 성공시킨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마름모면체 그래핀 역시 소형 조각들을 연결하여 크기를 더욱 대형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이 당장 기존 실리콘 반도체를 전면 대체하지는 않더라도, AI 칩에서 에너지 소모가 가장 심한 부위나 고밀도 메모리 칩 등 핵심 부위에 2차원(2D) 소재로 통합 적용되어 효율을 대폭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연구진의 마름모면체 그래핀 양자 소재 대량 합성 성공은, 향후 ‘미·중 간 차세대 양자 컴퓨팅와 초전도 칩 주도권 확보 경쟁’과 더불어 ‘실리콘 한계를 극복할 2D 양자 반도체 소재의 상용화’를 가속할 핵심 거시 기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