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구리 등 기초 소재와 AI 특수 업종 호황… 수입 부품 의존 제조업체는 원가 폭등에 비명
제조업 생산 지수 4년 만에 최고치 기록했으나, 2023년 고점 대비 일자리 30만 개 증발
우회 수입·원자재 관세 따른 공급망 혼선 심화… 일관된 산업 정책과 인프라 지원 시급
제조업 생산 지수 4년 만에 최고치 기록했으나, 2023년 고점 대비 일자리 30만 개 증발
우회 수입·원자재 관세 따른 공급망 혼선 심화… 일관된 산업 정책과 인프라 지원 시급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광범위한 고율 관세 정책이 미국 제조업의 지형도를 불균등하게 재편하고 있다. 관세 장벽의 보호를 받는 철강, 구리 등 기초 원자재와 인공지능(AI) 관련 특수 업종은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수입 부품과 중간재에 의존하는 대다수 제조업체는 원가 상승과 공급망 교란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12개 제조업체를 심층 취재한 결과 관세 정책의 수혜를 입은 기업과 피해를 본 기업 간의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철강·구리와 AI 특수 기업의 '설비 투자 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구리 압연업체인 리비어 코퍼 프로덕츠(Revere Copper Products)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부과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저가 수입산 구리와의 가격 격차가 좁혀지고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교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 능력을 3배로 늘렸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지수에 따른 공장 생산 활동은 4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에 쓰이는 주요 부품에 관세 면제 조치가 적용되면서 전자, 기계, 운송 장비 등 AI 인프라 관련 좁은 업종군으로 자본이 집중되고 있다.
부품 의존 기업의 원가 압박과 고용 없는 생산성
반면 해외에서 부품과 원자재를 조달해야 하는 완성품 제조사들은 관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전기 모터사이클 스타트업 라이비드(Ryvid)는 중국산 부품에 대한 최고 145% 관세를 피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로 조달망을 급히 변경했다.
ES 파운드리 등 청정에너지 제조사들 역시 폴리실리콘과 장비에 부과된 관세로 인해 아시아산 대비 조달 기간과 비용이 대폭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미국 주방 가구 제조업체들은 제3국을 통한 중국산 캐비닛의 우회 환적과 저가 신고로 인해 미국산 제품 대비 절반 이하 가격에 밀려 여전히 공장 폐쇄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관세 정책이 백악관의 공언과 달리 대규모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 7월 제조업 일자리는 5,000개 증가에 그쳤고, 생산직 노동자는 오히려 3,000명 감소했다.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2023년 1분기 정점(1,290만 개) 대비 약 30만 개가 사라진 상태다.
미국 제조업 연합(AAM)의 스콧 폴(Scott Paul) 회장은 "제조업체들이 신규 채용 대신 초과근무를 늘리거나 산업용 로봇 자동화를 도입해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식 관세 장벽이 빚어낸 미국 제조업의 구조적 양극화와 고용 정체는,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미국 내 중간재 제조 역량의 한계’와 더불어 ‘무역 관세를 넘어선 포괄적 산업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부각하는 핵심 거시 경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