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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유가 120달러’ 다시 경고…천연가스·디젤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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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유가 120달러’ 다시 경고…천연가스·디젤 더 위험

중동 선박 공격 확대 땐 브렌트유 120달러 가능
“정제유 공급충격 원유보다 커”…가스·디젤 매수 권고
호르무즈 해협.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사진=로이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중동 지역에서 선박 공격이 더욱 격화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약 16만10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골드만삭스의 경고가 다시 나왔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지정학적 충격에 대비할 투자 대상으로 원유보다 천연가스와 디젤을 비롯한 정제유에 주목했다. 이들 시장에서 발생하는 공급 충격이 원유보다 더 크다는 판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가 중동 해상 운송을 둘러싼 최근의 군사적 긴장을 분석해 이같이 전망했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단 스트루이벤 골드만삭스 글로벌 상품조사 공동책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최근 며칠간의 상황은 해상 운송 차질이 더 넓게 확산하고 심화할 위험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 선박 공격 확대 땐 120달러…정상화하면 80달러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국제유가 전망은 중동 원유 수출과 해상 운송 상황에 따라 크게 갈린다.

선박 공격이 확대되고 운송 차질이 심화하는 상승 시나리오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중동지역 원유 수출이 정상화할 경우에는 배럴당 80달러(약 10만8000원)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브렌트유는 배럴당 97달러(약 13만원) 부근에서 거래됐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다시 군사적 대치를 강화하면서 지난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것이다.
최근 미국은 이란 유조선들을 공격했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새로운 해상 제한구역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계속하는 동시에 다른 중동 산유국 선박들이 해역을 빠져나갈 때 호위 작전을 벌이고 있다.

6개월 넘게 이어진 이란 전쟁이 해상 수송로를 둘러싼 공방으로 확대되면서 원유뿐 아니라 에너지 시장 전반의 공급 위험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 “원유보다 공급 충격 커”…천연가스·디젤 주목


골드만삭스가 이번 분석에서 강조한 부분은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만이 아니다.

스트루이벤은 원유 가격에 상당한 상승 여력이 있지만 지정학적 위험을 헤지하려는 투자자라면 세계 천연가스와 정제유의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시장의 “공급 충격이 원유 시장보다 더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동의 군사적 대치가 6개월 넘게 이어지는 동안 천연가스와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폭은 원유보다 더 컸다.

산업용 연료인 디젤 가격은 올해 들어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는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겨도 다른 생산국의 증산이나 소비 감소 등을 통해 일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반면 천연가스와 정제유 시장에서는 같은 수준의 완충 장치가 작동하기 어렵다는 골드만삭스의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중동의 선박 공격이 원유 유조선뿐 아니라 LNG선이나 정제유 운반선으로 확대되면 국제유가 상승보다 천연가스와 디젤 시장에서 더 큰 가격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 중국은 원유 가격 ‘안전판’…가스·정제유는 달라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역할도 원유와 다른 에너지 시장을 구분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스트루이벤은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 중국이 원유 수입을 줄여 세계 원유시장의 수요를 낮추는 ‘안정화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가운데 하나인 중국이 고유가 상황에서 구매량을 줄이면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연가스와 석유제품 시장에서는 중국이 원유시장에서와 같은 가격 안정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스트루이벤은 지적했다.

이 때문에 중동 해상 운송 차질이 확대될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유 자체보다 천연가스와 디젤 등 정제유가 지정학적 위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이번 전망에서 배럴당 120달러라는 숫자 자체는 골드만삭스가 앞서 제시했던 중동 위험 시나리오와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이 유조선을 직접 공격 대상으로 삼고 해상 제한구역과 봉쇄를 둘러싼 대치까지 강화하면서 당시의 위험 시나리오가 다시 현실적인 시장 변수로 부상했다.

향후 국제 에너지 시장의 방향은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중동 해상 수송이 얼마나 정상화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수출이 정상화하면 유가는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80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여지가 있지만 선박 공격이 확대될 경우 120달러 위험과 함께 천연가스·정제유 시장의 공급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