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조선소 붕괴에 '속도전' 절실… 백악관, 해외 조선사 '초도함 2척 본국 건조 후 美 인도' 허용
日 미쓰비시 '모가미급'·韓 주요 조선사 호위함 물망… 2027 회계연도 해군 건조에 660억 달러 편성
아태 해역 내 中 함정 수 역전 위기… 세계 2·3위 조선 강국인 韓·日에 해양 안보 SOS
日 미쓰비시 '모가미급'·韓 주요 조선사 호위함 물망… 2027 회계연도 해군 건조에 660억 달러 편성
아태 해역 내 中 함정 수 역전 위기… 세계 2·3위 조선 강국인 韓·日에 해양 안보 SOS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의 폭발적인 해군력 증강에 맞서 심각한 함정 부족에 직면한 미국 해군이 사상 최초로 한국과 일본 등 핵심 동맹국에서 건조된 전투 함정을 직접 수입·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냉전 종식 이후 자국 조선 산업 기반의 붕괴로 신규 함정 건조 속도가 중국의 팽창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자, 미 행정부가 자국 조선소 재건이 완료될 때까지 동맹국의 압도적인 건조 역량을 빌려 즉각적인 전력 공백을 메우는 파격적인 '외주 조달'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특히 백악관이 최근 해외 조선사의 미국 조선소 투자와 연계해 초도함 2척을 본국에서 건조해 미국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최신형 ‘모가미급’ 호위함과 미국 조선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 중인 한국 대형 조선사들의 호위함 플랫폼이 유력한 도입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9월 16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워싱턴발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미 해군 고위 관계자들은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프리깃함(호위함)을 미 해군 전력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실무 검토 중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자국 내 건조 원칙(존스법 등)을 고수해 온 미국 해군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대전환이다.
"몇 척이라도 즉시 사 와야 할 판"… 백악관 각서로 '외국 건조 선박' 빗장 해제
미 해군 고위 당국자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미 해군이 현재 작전 요구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 수의 함정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솔직히 시인하며, "일본이나 한국에서 건조된 훌륭한 호위함을 조달하는 방안에 대해 완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의 해군력 재건 의지를 충족하기 위해 장기적인 자본 투자, 기술 이전, 미국 내 조선소 인력 확충을 전제로 해외 조달 옵션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정책 선회의 법적·제도적 발판은 이미 마련됐다.
해당 각서는 미국 내에 신규 조선소를 건설하거나 기존 노후 조선소를 인수하는 외국 방산·조선 기업에 대해, 초기 두 척의 선박을 자국 야드에서 직접 건조해 미국 해군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명시했다.
자국 생산 유치와 신속한 전력 수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적 결단이다.
日 '모가미급'·韓 '투자 조선사' 물망… 승무원 최소화 첨단 자동화 무기
미 해군연구소(USNI) 운영 매체 등 안보 싱크탱크들에 따르면, 현재 미 해군이 검토 중인 해외 후보군은 한국, 일본, 튀르키예의 최신예 호위함이다.
일본 측의 유력 후보는 해상자위대가 실전 배치 중인 미쓰비시중공업의 ‘모가미급’ 다목적 스텔스 호위함 개량형이다.
모가미급은 소수의 승무원(약 90명)만으로도 운용이 가능한 고도의 자동화 지능형 전투 체계를 탑재해 인력난에 허덕이는 미 해군의 입맛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호주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사업에서 한국, 독일, 스페인을 제치고 선정되며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다만 미 해군이 요구하는 납기 스케줄과 현지 작업 요건을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국 역시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 평가된다.
한국 주요 조선사들은 최근 미국 현지 야드(필리조선소 등)를 인수하거나 유지·보수·정비(MRO) 협약을 맺는 등 미국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 7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국 정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주요 조선업계 총수들을 직접 소개하며 미 해군 함정 건조 및 MRO 협력 준비가 완벽히 갖춰져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2027년 예산 660억 달러 투입… "中 해군 팽창 속도에 美 조선소 고사"
미국이 이처럼 동맹국에 손을 벌리게 된 배경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가파른 팽창 속도와 미국 제조업의 구조적 붕괴가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한 해군'을 기치로 내걸고 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해군 조선 프로그램에만 총 660억 달러(약 88조 원)를 배정해 총 34척의 신형 군함 및 전투 지원함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냉전 종식 이후 상선 건조 능력이 전멸하다시피 한 미국 조선소의 낙후된 설비와 숙련 용접공·엔지니어 부족으로 인해, 예산이 있어도 배를 제때 찍어내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심화됐다.
반면 중국은 국가적 지원을 바탕으로 전 세계 상선 건조 시장 점유율 1위를 장악하고, 이 거대한 민간 조선 인프라를 군함 건조에 그대로 투입하는 '민군 융합'을 통해 해군력을 폭발적으로 키웠다.
일본 방위성 자료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2001년부터 2026년 사이 현대식 구축함과 호위함 보유 척수를 2배 가까이 늘렸다.
전체 선박 수에서는 미 해군(970척)이 중국(700척)에 앞서지만, 미국 함정들이 대서양, 중동 등 전 세계에 분산 배치된 반면 중국은 전력을 서태평양에 집중하고 있어 인도·태평양 국지전 해역에서는 이미 미 해군이 수적 열세에 처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결국, 미국은 세계 상선과 특수선 건조 시장의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맹국 한국과 일본의 제조 설비 없이는 대중국 해상 억제력을 유지하기 불가능하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한 셈이다.
미국의 한·일 전투함 직접 구매 검토는, 향후 ‘중국의 해양 패권 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100년 넘게 유지되어 온 미국의 자국 건조 원칙(보호무역) 빗장을 풀고 한·미·일 해양 군사·방산 합작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역사적 안보 정책 전환’인 동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기술력과 가동률을 보유한 한국 및 일본 조선업계가 수십조 원 규모의 미국 함정 신조(新造) 및 MRO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초대형 특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