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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직업병 심사 착수…반도체 클린룸 안전망 다시 시험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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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직업병 심사 착수…반도체 클린룸 안전망 다시 시험대 오른다

- 반올림, 전직 직원 3명 암 발병 산재 신청하며 사측 자체 금지 물질 실제 사용 주장
- 삼성전자 2018년 사과 당시 건당 1억 5000만 원 지급 선례…공단 "판정까지 1년 소요 예상"
- 고대역폭메모리 주력 라인 역학조사 착수 여부 촉각…화학물질 관리 체계 정밀 검증 직면
노동인권단체 반올림과 전직 근로자 유가족이 2026년 10월 7일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직 노동자 3명의 암 진단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라는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노동인권단체 반올림과 전직 근로자 유가족이 2026년 10월 7일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직 노동자 3명의 암 진단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라는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노동인권단체 반올림과 전직 근로자 유가족이 2026년 10월 7일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직 노동자 3명의 암 진단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라는 신청서를 접수했다.

파키스탄 ARY 뉴스는 AFP 통신을 인용해 반올림이 이천 공장 등에서 사측이 자체적으로 금지한 화학물질이 쓰였다는 환경부 보고 자료를 들어 직업병 승인을 요구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인공지능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하는 한국 주요 생산시설의 작업 환경 관리 기준이 대외적인 공론화 국면에 들어섰다.

금지 화학물질 의혹 제기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회견을 열고 전직 노동자들의 암 발병을 직업병으로 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신청 대상자 가운데 한 명인 고 윤영미 씨는 1996년부터 에스케이(SK)하이닉스 이천 공장에서 근무하다 2018년 유방암 판정을 받았고 지난 4월 숨졌다. 배우자 김용일 씨는 현장에서 아내의 직무 특성상 복수의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 당국이 반도체 현장의 직업성 질병에 대해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올림의 이상수 활동가는 SK이하이닉스가 환경부에 제출한 화학물질 자료를 인용해 회사가 자체 금지 목록에 올린 물질이 제조 공정에 쓰였다고 밝혔다. 그는 니켈과 그 화합물을 포함한 금지 화학물질이 실제 현장에서 쓰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역학조사와 1년의 심사


SK하이닉스는 AFP 통신에 보낸 공식 입장문에서 반올림 측의 개별 주장에 대해 직접 반박하지는 않았다. 사측은 질병 발생 특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이미 자체 지원·보상 체계를 가동해 온 연장선에서 포괄적인 지원·보상 계획 수립을 포함한 선제적 산업보건 조치를 이행 중이라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의 고성용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다만 그는 역학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라 정확한 일정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최종 결정까지 약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반도체 제조 현장의 직업병 논란은 과거 삼성전자의 분쟁 처리 전례와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10년에 걸친 분쟁 끝에 2018년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피해 노동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했다. 당시 보상 규모는 질병 종류에 따라 사건당 1억 5000만 원을 상한으로 정해 집행됐다. 미국 직업안전보건청은 반도체 제조 공정 작업자가 용제, 산, 유독 금속, 가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반면 특정 암 발병과 제조 공정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연구 결과가 확정적이지 않아 논쟁적인 영역으로 남아 있다.

클린룸 공정의 검증 부담


이번 직업병 인정 신청은 고대역폭메모리 핵심 생산 거점인 국내 공장의 환경·보건 관리 체계에 정밀한 검증을 요구하는 계기다.

직업병 승인 여부를 가리기 위해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현장 역학조사가 본격화하면, 클린룸 내부 화학물질 취급 기준과 위험성 평가 절차가 한층 엄격해진다. 이천 공장을 비롯한 주요 생산라인의 소재 반입과 환기 시스템 점검이 강화되면서 운영 관리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구체적인 화학물질 교체 계획이나 안전 관리 예산 규모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향후 조사 과정에서 작업장 유해물질 노출 수치가 법적 허용치 이내로 확인되고 비직업성 요인이 입증된다면 제조 라인의 규제 압박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문다.

앞으로의 행정 검증 절차는 근로복지공단이 착수할 역학조사 결과와 환경부 보고 화학물질 목록의 정합성 대조에 맞춰진다. 사측이 마련한 선제적 보상 프로그램의 실제 적용 범위와 반도체 클린룸의 보건 관리 투명성은 향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신인도와 직결되는 핵심 변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