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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도 대상 방산 여론전… 비현실적 'Su-57 500대 공급설' 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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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도 대상 방산 여론전… 비현실적 'Su-57 500대 공급설' 띄우기

러시아 관변 싱크탱크 500대 도입 주장… 실제 정부 간 협상 규모는 40대 안팎
인도, 서방 제재 리스크와 방산 자립 기조… 러시아 전투기 제안 사실상 '보류'
테자스 엔진 공급 지연 틈타 반서방 여론 자극… 라팔 추가 도입 견제 목적
러시아 항공우주군(VKS)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 Su-57(T-50/PAK FA) 프로토타입 2호기(기체 번호 Blue 52) 사진=러시아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항공우주군(VKS)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 Su-57(T-50/PAK FA) 프로토타입 2호기(기체 번호 Blue 52) 사진=러시아 국방부

러시아 방산 관변 싱크탱크가 인도 공군에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57E 500대를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대규모 군불 때기에 나섰다.

러시아 방위산업 전문 분석기관인 세계무기거래분석센터(CAMTO)는 10월 31일(현지시각) 인도가 완성기 50대를 먼저 들여오고 나머지 450대를 현지에서 면허 생산해야 공군 전력 공백을 막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전 세계 전투기 시장 규모와 러시아의 자체 생산 능력을 감안할 때 500대 도입 주장은 비현실적인 여론전에 불과하며, 실제 정부 간 비공식 협의 규모인 40대 안팎과도 큰 격차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현실적인 500대 도입설과 중국 견제 논리의 실체


세계무기거래분석센터는 중국과 파키스탄이 2030년까지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총 600여 대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웠다.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이 J-20과 J-35 기종을 합쳐 최대 500대, 해군이 50대 이상을 배치하고 파키스탄 공군이 J-35AE를 최소 40대 들여온다는 계산이다. 이 싱크탱크는 주변국의 스텔스 전력 급증에 맞서려면 인도 역시 500대의 5세대 기종을 확보해야 산술적 균형이 맞는다는 논리를 폈다.
러시아 분석기관은 인도가 도입 중인 프랑스산 라팔과 국산 경전투기 테자스를 구형 4세대 기종으로 깎아내리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라팔은 대당 가격이 2500억 원 안팎에 달해 예산을 낭비하고 있으며, 테자스는 레이더 탐지 거리와 무장 탑재량 부족 탓에 현대 공중전에 부적합하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러시아 국영 로소보론엑스포트와 통합항공기공사가 Su-57E 수출 마케팅에 나선 시점과 맞물려 인도 내 친러 군부와 여론을 흔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인도 공군의 주력기 교체 소요를 전부 러시아산 기종으로 채우라는 이 구상은 실제 방산 조달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 러시아 공군조차 Su-57을 한 해에 10대에서 20대 안팎 생산하는 데 그치는 상황에서 단일 국가에 수백 대를 조달한다는 계획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업계에서는 과거 수호이-30MKI 면허 생산 모델을 무리하게 차용해 수치를 부풀린 선전전에 불과하다고 평가한다.

국산 전투기 사업 지연을 파고든 러시아의 틈새 공략


러시아 싱크탱크가 무리한 수치를 앞세워 공세를 편 배경에는 인도의 국산 경전투기 테자스 사업 난항이 자리 잡고 있다. 인도는 노후 미그-21을 대체하고자 1983년부터 경전투기 사업을 추진했으나 2026년 기준 2개 비행대대(36대) 확보에 머물며 극심한 전력 부족에 직면했다. 자체 개발 엔진 실패로 양산형 기체에 미국산 엔진을 탑재해 온 점도 약점으로 지목됐다.

최근 테자스에 장착할 미국산 엔진 공급 일정이 지연되자 러시아 측은 이 틈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인도 정부의 국산 무기 자립 정책이 결국 미국에 대한 부품 종속을 불렀다며 자국 무기 체계 복귀를 종용한 것이다. 해군용 함재기 도입 포기와 자체 5세대 전투기(AMCA) 양산 시점이 2035년 이후로 밀린 상황 역시 여론전의 먹잇감이 됐다.

러시아의 이러한 공격적 행보는 인도가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를 추가 도입하고 다목적 전투기(MRFA) 114대 사업에서 서방 기종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흐름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크다. 인도 무기 시장에서 러시아산 비중이 급감하자 반서방 정서를 자극해 서방과의 방산 계약을 흔들겠다는 계산이다.

인도의 '도입 보류' 기조와 서남아시아 항공 시장의 변수


인도 정부와 군부는 러시아 측의 Su-57E 제안에 대해 수용 불가 및 사실상 보류 입장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된 서방의 대러 제재 리스크와 부품 수급 불안정 문제를 고려할 때 러시아산 전투기를 대규모로 재도입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과거 5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FGFA)을 진행하다 러시아 측의 기술 이전 미흡과 비용 갈등으로 손을 털고 나온 경험도 작용했다.

인도는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기존 수호이-30MKI의 독자 개량, 라팔 추가 도입, 국산 5세대 전투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가 제안한 수십 대 규모의 초기 직도입과 현지 조립 패키지조차 당장 계약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배경이다.

인도 공군의 전력 공백과 서방 무기 중심의 재편 흐름은 서남아시아와 인접국들의 항공 조달 시장에도 구조적 영향을 미친다. 역내 안보 불안으로 경공격기와 고등훈련기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가운데, 검증된 납기 신뢰성을 갖춘 한국 방위산업체들에게는 이 지역의 틈새 시장 공략 기회가 지속해서 열릴 전망이다. 인도가 러시아의 선전전에 흔들리지 않고 미국산 엔진 협력 정상화와 서방 기종 조달 일정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역내 항공 역학 구도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