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물을 합금으로 녹여내는 '금속화(Metallisation)' 공정 90% 이상을 中이 장악
광산·자석 공장만 짓고 '가운데 가교' 비어… 2030년 非중국산 합금 수요의 절반 수준
美 REalloys, 오하이오 팹 기반 중희토류 금속화 독점… DLA 계약·사스카추완 원료 확보
광산·자석 공장만 짓고 '가운데 가교' 비어… 2030년 非중국산 합금 수요의 절반 수준
美 REalloys, 오하이오 팹 기반 중희토류 금속화 독점… DLA 계약·사스카추완 원료 확보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대중국 공급망 의존을 끊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독자 광산 개발과 영구자석 조립 공장 증설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채굴된 희토류 산화물을 자석 제조 라인에 투입할 수 있는 순수 금속과 합금 스트립으로 제련하는 '금속화(Metallisation)' 중간 공정의 90% 이상을 중국이 철저히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전략 광물 수출통제를 본격화할 경우, 미국과 서방 제조업계가 감당해야 할 '자원 무기화'의 살인적인 비용 청구서가 이미 가격 폭등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1월 2일(현지시각) 글로벌 원자재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 보도에 따르면, 중국 외 지역에서 디스프로슘(Dysprosium)은 5배, 이트륨(Yttrium)은 100배 이상 비싸게 유통되고 있으며, 사마륨의 경우 북미 프리미엄이 중국 가격의 346배에 달하는 극단적인 가격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
"광산과 자석 공장만 짓고 다리는 없다"… 서방 공급망의 치명적 맹점
미국 국방부는 역사적으로 서구 생산자들을 위협해 온 중국의 인위적 가격 덤핑 공세로부터 국내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MP머티리얼즈(MP Materials)와 10년 장기 계약을 맺고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에 대해 kg당 최소 110달러의 가격을 보장하는 등 직접 개입에 나섰다.
그러나 새로운 광산 발굴과 최종 자석 완제품 공장 투자 사이에서 정작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 빠져 있었다. 광산에서 캔 '희토류 산화물'과 완성차에 들어갈 '자석 완제품'을 연결하는 '희토류 금속 및 합금 주조'를 누가 담당하느냐는 점이다.
자석을 제조하려면 채굴된 희토류 산화물을 화학적으로 환원시켜 순수 금속으로 만든 뒤, 이를 다른 원소와 녹여 합금 스트립으로 주조하는 '스트립 캐스팅' 공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캐너코드 제뉴이티(Canaccord Genuity)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21만 톤에 달하는 금속화 생산능력의 90% 이상을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 현재 합금 주조에 쓰이는 핵심 장비인 스트립 캐스터는 납품 대기 기간(리드타임)만 최대 2년이 걸리며, 중국 정부의 수출통제로 인해 중국산 제련 장비를 서방으로 들여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캐너코드는 중국 외 지역의 영구자석 제조 능력이 2030년까지 연간 7만 톤으로 3배 이상 급증하겠지만, 같은 기간 비(非)중국산 금속 및 합금 생산능력은 고작 3만 8,000톤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설되는 서방 자석 공장들이 필요로 하는 원료의 절반조차 자체 조달하지 못해, 결국 중국산 완제품 금속을 사들이거나 소수의 대체 공급선을 두고 서방 업체들끼리 출혈 입찰 경쟁을 벌여야 하는 구조다.
네덜란드 ING은행은 "현재 서방이 직면한 희토류 병목 현상은 지질학적 자원 매장량의 문제가 아니라, 정제·합금 기술이 결여된 순수한 '제조 산업적 요인'이기 때문에 중국의 독점적 영향력은 이번 10년을 넘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제조업체들은 연간 약 4만 8,000톤의 희토류 자석을 소비하지만, 2025년 기준 미국 내 생산량은 300톤에 불과했다.
오하이오 팹 앞세운 REalloys… 북미 유일 '중희토류 금속화' 상업화 박차
이 같은 공급망 단절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른 기업이 나스닥 상장사인 REalloys(종목코드: ALOY)다.
REalloys는 미국 오하이오주 유클리드(Euclid)에 자체 생산설비를 가동하며, 현재 북미 대륙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인 상업용 중(重)희토류 금속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서방 중심의 독자 원료망도 선점했다. 캐나다 사스카추완 연구위원회(SRC)가 확장하는 연간 약 525톤 규모의 NdPr 금속 및 디스프로슘·테르븀 생산량 중 80%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또한, 그린란드 탄브리즈(Tanbreez) 프로젝트를 보유한 크리티컬 메탈스(Critical Metals Corp.)로부터 향후 15년간 1단계 생산량의 15%를 넘겨받는 장기 오프테이크(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특히 미 국방부 산하 국방물류국(DLA)과의 계약에 따라 현재 미국 내 생산기반이 전무한 사마륨과 가돌리늄 금속 전용 연산 300톤 규모의 제련 시설을 설계 중이다. 사마륨이 미국 내에서 중국 가격 대비 346배의 천문학적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상업 가동 즉시 막대한 수익성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REalloys는 6월 말 기준 1억 2,24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스카추완 원료 인수와 오하이오 금속화 설비 확장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100%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기차·드론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가세… 2035년 영구자석 수요 '폭발'
서방의 제련 능력 부족이 심각한 위기로 다가오는 이유는 전방 산업의 희토류 자석 수요가 통제 불능 수준으로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너코드 제뉴이티는 2035년까지 전 세계 희토류 영구자석(NdFeB) 수요가 연간 36만 5,000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기존 전망치를 15% 추가 상향 조정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2026년 2,350만 대에서 2035년 5,200만 대로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데다, AI 데이터센터 냉각 모터, 전기스쿠터, 군용 드론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만 연간 900만 대의 군용 드론이 소비되는 실정이다.
더욱이 최대 잠재 시장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세할 경우 수요 예측치는 다시 한번 상향될 수밖에 없다. 테슬라가 연간 100만 대 규모의 옵티머스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인 가운데, 캐너코드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연평균 45% 급증해 2035년 25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McKinsey) 역시 고온 자석에 필수적인 디스프로슘과 테르븀 수요가 매년 8.8%씩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캐너코드는 올해 글로벌 NdPr 시장이 약 7%의 공급 적자를 기록하고 2028년까지 만성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2035년에는 NdPr 공급 부족률이 10%로 다시 확대되고,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12%의 공급 결손에 직면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현재 발표된 모든 서방 프로젝트가 100% 완공된다 하더라도, 2035년까지 중국 외 지역의 금속화 및 자석 제조 역량은 심각한 결손 상태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BHP·텍·프리포트·앨버말… 핵심 광물 '서방 가치사슬' 총력전
희토류뿐만 아니라 전동화와 첨단 제조의 근간이 되는 핵심 광물 전반에서 서방 광산 대기업들의 몸집 불리기와 수직계열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최대 광산 기업 BHP 그룹(BHP)은 칠레 에스콘디다 광산 등을 통해 2026 회계연도 기준 약 195만 톤의 구리를 생산하며 182억 달러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창출, 전년비 48% 급증한 실적을 거뒀다.
캐나다 텍 리소스(Teck Resources)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의 구리 가격에 힘입어 3분기 조정 EBITDA가 전년비 2배에 달하는 23억 캐나다 달러를 기록했으며, 영국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과의 합병을 추진해 글로벌 구리 공룡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미국 구리 공급망의 중추인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은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와 미국 모렌시 광산을 가동하며 3분기 8억 3,200만 파운드의 구리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있고, 세계 최대 리튬 기업인 앨버말(Albemarle)은 칠레와 호주 염호 및 광산을 기반으로 2분기 매출 17억 달러, 조정 EBITDA 8억 5,800만 달러(155% 급증)를 기록하며 공급망 주도권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자원 안보 전문가들은 "채굴(광산) 단계에만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쏟아붓고 금속화 제련 공정을 방치한 서방의 절름발이 희토류 전략이 '사마륨 346배 폭등'이라는 참사를 낳았다"며 "중국 외 지역에서 독자적인 정제 및 합금 주조 인프라를 실질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소수의 제련 테크 기업들이 향후 10년간 글로벌 테크 및 방산 공급망의 열쇠를 쥐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