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영화감독 임권택과 그의 아내 채령, 환상의 커플 이야기가 공개된다.
오늘(4일) 방송되는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세기의 커플 임권택-채령 부부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임권택 감독에게는 많은 수식어가 붙지 않는다. 다만 그 이름앞에 붙은 '거장'이라는 두 글자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임권택 감독은 1962년 데뷔한 이래 현재까지 52년간 영화와 함께 살아왔다. 최근에는 102번째 영화 '화장'을 관객 앞에 선보였다. 임권택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곧 충무로의 역사라고 불릴 정도로 오랜 경력을 가졌지만 여전히 그는 출연 배우나 스태프들 보다 1시간 일찍 나와 앵글을 고민한다. 평생 영화감독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데에는 비단 재능 뿐 아니라 노력도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임권택 감독은 1979년 MBC 탤런트 공채 3기 여배우 채령과 결혼식을 올렸다. 그의 아내 채령은 당대 최고의 스타만 차지할 수 있다는 오란씨 모델로 발탁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임권택 감독과는 7년간 비밀연애를 했다. 임권택 감독은 나이차와 경제적인 문제를 이유로 결혼을 망설였지만 먼저 프로포즈를 한 것은 채령이었다.
1년에 200일 이상을 밖에서 생활하며 영화에만 관심을 가졌던 임권택 감독이 다수의 대작 영화를 선보일 수 있었던 데에는 아내 채령의 희생과 내조가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채령은 화려한 여배우의 모습을 뒤로 하고 임권택 감독의 아내로 살기를 선택했는지 털어놓는다.
가족에게 엄격하기로 유명한 임권택 감독은 배우를 희망한 아들에게조차 도울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살가운 표현에는 인색했던 임권택 감독은 단 한번 아내 채령에게 깊숙한 곳에 자리한 마음을 공개했었다. 2002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와 채령씨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거장 영화감독 할아버지와 전직 영화배우 할머니가 동반 외출에 나서는 모습도 공개된다. 두 사람은 마카오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안필름어워드에 참석한 것. 이 날 임권택 감독은 여든이 넘은 현재까지 쉼없이 달려온 열정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상했다.
담담한 음성으로 발표한 수상 소감, 그리고 그 모습을 시상대 아래에서 바라보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 아내의 이야기는 오늘(4일) 오전 8시55분에 방송되는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확인 가능하다.
홍연하 기자 waaaaaaaa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