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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아들이 부산의 부모님 원격으로 건강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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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아들이 부산의 부모님 원격으로 건강체크

[김인현과 떠나는 공간정보(14)] 사물인터넷(IoT)과 공간정보

환상적인 사물인터넷 기술도 공간정보 없으면 무용지물

고도로 정밀화 된 유무선 네트워크 관리기술 있어야 가능
오래 전에 우리들의 심금을 울렸던 유명한 TV 광고가 하나 있었다. “아버님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 어느 추운 겨울날, 시골에 사시는 부모님을 걱정하던 효심 깊은 며느리의 명대사였다. 사실 도시에서 숨가쁜 삶을 살아가는 자식들은 마음만 앞설 뿐 효의 실천이 쉽지만은 않다. 그나마 명절이나 5월 가정의 달에 부모님을 찾아 뵈며 기본 도리는 한다고 스스로를 위안할 뿐이다. 부모님의 건강이 항상 걱정되고, 아이들의 안전이 언제나 걱정된다. 이러한 ‘걱정 시대’를 살아가는 아빠의 어깨와 엄마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만약 부모님께 비싼 전자기기를 사드리거나 신형 보일러를 선물했다고 해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많은 부모님들께서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시거나, 난방비가 아깝다며 추운 한겨울에도 보일러를 꺼두고 지내시기 때문이다. 멀리 도시에 사는 우리가 시골 부모님댁의 보일러 상태를 확인하고 작동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더 나아가 일정 온도 이하로 떨어지면 스스로 작동되는 보일러는 없을까? 심장질환을 가지신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원격으로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다행히도 이제는 모두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첨단기술을 활용해 그 이상의 기술과 서비스를 구현해나가고 있다.

‘만물(萬物) 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이제 인터넷은 사물들간의 통신과 작동이 가능한 상호작용형 서비스의 근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물통신(M2M: Machine To Machine)과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술 등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간 지능통신서비스로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 융합기술의 결정체다. 인터넷을 통해 모든 사물들을 관리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당신이 부산에 계신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도 있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CCTV, 가로등 등의 도움을 받아 부모님의 정확한 위치와 신체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물통신(M2M)은 무선과 유선 시스템이 동일한 유형의 다른 장치와 통신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가전제품,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원격검침, 스마트홈, 스마트카, 텔레매틱스, 내비게이션, 스마트 계량기, 자동판매기, 보안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집중 원격감시 제어시스템’ 혹은 ‘감시제어 데이터수집 시스템’으로 불리는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시스템을 통해 발전되어 왔다. SCADA 시스템은 아날로그나 디지털 통신으로 원격장치의 상태를 파악하고 중앙시스템이 원거리의 대상물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주로 석유화학공장, 발전시설, 제철공장 등지에서 여러 원격지 시설들을 중앙집중식으로 제어하는 데 사용된다. SCADA 시스템은 원격장치의 경보기능, 원격장치에 대한 수·자동 감시 제어기능, 원격장치의 상태정보 수집 및 지시·표시 기능 등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하드웨어들간의 통신을 의미하는데, 사물들간의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인터넷의 일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IoT)은 인간의 행위 없이도 사물들이 인터넷 망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거나, 스스로 작동하게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가전제품은 물론 자동차, 의료기기, 가구, 완구, 의류 등에 정보 송수신 칩과 센서를 장착해 사물을 제어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사물통신보다 훨씬 고도화 되고 확장된 형태의 기술분야이다. ‘사물인터넷’이란 지난 1999년 글로벌기업 피앤지(P&G)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근무하던 캐빈 애쉬튼(Kevin Ashton)이 처음으로 제시한 용어다.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는 점 때문에 유망한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의 사물인터넷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글로벌 경영컨설팅사인 액센추어(accenture)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물인터넷(IoT) 경쟁력은 기대 이하다. 미국과 유럽 4개국(스위스·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이 상위그룹을 차지하고 있고, 정보통신(IC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는 12위에 머무르고 있다. 세계 각국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느라 분주하다. 멀리서 찾을 이유도 없고, 매번 보다 새로운 것을 찾느라 억지 개념을 만들어낼 필요도 없다.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 등의 면에서 사물인터넷에 보다 깊은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 관련 기술분야와 시장이 워낙 방대하여 사물인터넷 산업은 기업들간의 협업과 기술들간의 융복합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글래스를 활용한 다양한 공간기술이미지 확대보기
구글글래스를 활용한 다양한 공간기술
주요 선진국들은 전략사업으로 지정해 각종 연구개발과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향후 10년 이상에 걸쳐 진행될 혁신기술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2008년부터 공공분야에서 640억원, 민간에서 11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 식품, 패션, 제약, 유통 등의 분야에서 수백 개의 과제를 수행해왔다. 그 투자 규모와 정책에 비해서는 성과가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유명무실한 민관협의체 운영, 허가와 등록 등의 기준 미비, 개별법상의 각종 규제, 사물인터넷 소프트웨어 인터넷 우수기업의 부재 등이 제기되고 있다.

대상물에 지능을 더하고 네트워크에 연결시킨다는 면에서 사물인터넷은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의 태그기술과 네트워크의 결합이 시초가 되었다. RFID란 전파를 이용해 먼 거리에서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을 말하며, CCTV 네트워크를 통해 재난과 사고를 예방하거나, 효율적인 원격 시설물 관리에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이산화황, 질산 등의 대기 오염상태, 아파트 단지의 폐기물 등의 정보를 파악해 즉시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개별 건축물과 각 기관의 에너지 관련 정보를 제공받아 에너지 관리 효율성을 증대시키기도 하며, 지능형 신호등을 통해 교통 흐름을 관리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은 교통과 공공행정 등의 다양한 도시 데이터를 개방하고, 도시 전체의 공공기물들과 시민들이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건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시가 구축 중인 사물인터넷 기반의 도시관리시스템도 그 중 하나이다. 이 시스템은 빈 주차공간을 자동으로 감지해 시민들과 주차정보를 공유하며, 쓰레기통의 포화상태를 측정해 수거 트럭을 보내는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구글 글래스, 나이키의 퓨얼 밴드 등도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결과물들이다. 특히 심장 모니터링 기계가 대표적이다. 부정맥을 앓고 있는 환자가 그 기계를 부착하고 작동시키면 심전도 검사결과가 자동으로 중앙관제센터로 보내진다. 이 검사결과는 전문가에게 보내져 임상보고서가 작성되며, 환자를 적합한 의료진과 연결시켜준다. 임플란트와 연결하여 치아와 구강상태를 살펴볼 수도 있고, 바이오칩을 활용하여 스마트 농장을 만들기도 한다. 화재 방지와 수색 및 구조작업에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 온도조절기를 통해 보일러가 스스로 작동되도록 할 수 있으며, 인터넷을 활용하여 세탁기와 건조기, 가습기 등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작동시킬 수도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

유비쿼터스(Ubiquitous)는 라틴어 ‘ubique’를 어원으로 하며, ‘동시에 어디에나 존재하는, 편재하는’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나 정보통신망에 접속하여 다양한 정보통신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뜻한다. 사용자가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이다.

‘유비쿼터스’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의 마크 와이저(Mark Weiser)로 알려져 있지만, 이에 앞선 1974년에 네덜란드의 한 세미나에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대 교수는 “우리는 유비쿼터스적인 분산된 형태의 컴퓨터를 보게 될 것입니다. 아마 컴퓨터라는 것이 장난감, 아이스박스, 자전거 등 가정 내 모든 물건과 공간에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유비쿼터스 컴퓨팅철학에 대한 초석을 제안하였다. ‘유비쿼터스’라는 철학적인 용어는 원래 신학적인 용어, 옴니프레젠스(Omnipresence)에서 유래하였다. 모든 곳에 계신다는 뜻으로 순한국어로는 ‘두루누리’로 정하였다.

1988년에 마크 와이저는 이 개념을 컴퓨팅과 연결시켰다. 당시 제록스의 팰러앨토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이전의 유비쿼터스 개념을 새로운 패러다임 이상의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란 컴퓨터 패러다임의 제3의 물결로서 네트워크 기반의 확장형 컴퓨팅 환경을 뜻한다. 머지않아 수백대의 컴퓨터가 한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시대,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비쿼터스’란 매력적인 용어는 한때 시대를 풍미했으나, 당장의 기술적인 구현이 어렵다고 판단되며 점차 그 존재감을 잃어갔다. 그 빈 자리를 채운 것이 바로 사물통신(M2M)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개념과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공간정보(GIS)

위에서 살펴본 ‘사물인터넷(IoT)’이란 환상적인 기술도 공간정보(GIS)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수많은 기기들의 정확한 위치와 배치 상황을 모르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정보 수집과 처리, 효과적인 관리와 통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간정보(GIS) 기술을 이용한 ‘무선네트워크 설계 프로그램’은 수많은 기기들이 주고 받는 네트워크와 관제센터와의 연결을 위한 고도로 정밀화된 유무선 네트워크 관리기술이 필요하다. 공간정보(GIS) 기술을 활용하면, 통신망간 보편적 서비스 비용을 산출하여 사업자간의 합리적인 가격 결정을 위한 투자비 산정 모형을 개발하게 된다. 예를 들어, KT, SKT, LG U+ 등의 통신사들이 서로 투자한 대상지역 정보를 공간정보(GIS) 소프트웨어 엔진인 ‘인트라맵(IntraMap)’을 이용하여 적정한 데이터로 변환하고, 이를 통해 무선기지국의 적정한 위치와 개수를 결정함으로써 투자비 산정 및 증분 비용을 산출할 수 있다.

미래지능형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미래의 사물인터넷(IoT)은 공간정보와 보다 긴밀히 결합함으로써 물리적인 공간과 인터넷 환경을 연결시키는 지능형 플랫폼이 될 것이다. 다양한 센서 네트워크 및 지능형 단말기와 연계하여 공간에서 발생하는 상황정보를 수집하고, 이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추론을 통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상황 인식을 위한 플랫폼에 탑재되는 정보들은 지능화된 각종 디바이스를 통해서 수집된다.

시스코시스템즈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사물인터넷이 14조 4000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한다. 공간정보 기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은 개방형 환경을 제공하고 연계 사물들을 무한하게 확장해나갈 수 있다. 관리자에게는 종합 정보와 통합관리 환경을 제공하며, 사용자와 관리자 모두에게 경제적 이득과 편리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인공위성을 활용한 원격탐사, 해저의 잠수함 추적, 항공기와 선박의 안전관리, 자동차의 위치추적과 관제 등은 미래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첨단 정보통신(ICT) 기술과 공간정보(GIS) 기술이 융합된 실제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과제들


김인현 (주)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
김인현 (주)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
본격적인 사물인터넷 시대의 실현 전까지 우리들 앞에는 다양한 과제들이 놓여져 있다. 눈부신 기술 발전은 사람의 역할을 축소시키기 마련이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로봇 센서와 소프트웨어 등이 스스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주차관리시스템의 확산은 주차요원 일자리의 증발을 의미하며, 무인택시의 개발은 택시기사란 직업의 종말을 가져올 수도 있다. 사물인터넷 관련 법과 규제 문제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구글의 무인 자동차가 거리를 달릴 수 없다. 관련 법 자체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인 자동차가 아니라 도로 위에 방치된 불법 적체물일 뿐이다. 우버택시는 기존의 택시업계와 부딪혀서 신기술이 사라지기도 하고 사물인터넷을 통해 급증하게 될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가 개당 10원에 거래되는 한심한 상황에서 사물인터넷 보편화에 따른 개인정보의 대량 매매와 악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미래 IoT산업을 선도하려면 공간정보통신을 잘 활용하고 법제도를 수시로 정비하고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대에 맞는 법규의 정비와 미래산업의 육성, 일자리 창출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초연결 융합사회인 사물인터넷시대에서는 공간정보라는 그릇 기술을 활용하여 산업정책을 발전시켜야 미래산업시대에 대응할 수 있다.
김인현 (주)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