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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헬스, ‘버핏 효과’로 주가 12% 폭등...“너무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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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헬스, ‘버핏 효과’로 주가 12% 폭등...“너무 싸다”

버크셔해서웨이, 약 16억 달러(500만 주) 규모 지분 보유 내역 밝혀...5년 만에 최대 일일 상승
2024년 2월 29일 미국 뉴욕에서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웹사이트의 페이지가 컴퓨터 화면에 표시돼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2월 29일 미국 뉴욕에서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웹사이트의 페이지가 컴퓨터 화면에 표시돼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 주가가 워런 버핏과 데이비드 테퍼 등 유명 투자자들의 신규 지분 매입 소식에 힘입어 폭등했다.

1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유나이티드헬스 주가는 12% 치솟으며 5년 만에 최대 일일 상승 폭을 기록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상승은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약 16억 달러 규모(500만 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빅 쇼트(Big Short)’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와 앱팔루사 매니지먼트의 테퍼도 상당한 지분을 취득했다고 공시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최근 미국 보건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상징하는 기업으로 꼽혀왔다. 회사는 올해 들어 2025년 가이던스(실적 전망치) 철회, 앤드루 위티 전 최고경영자(CEO)의 돌연 사임 및 미국 법무부의 메디케어 청구 관행 조사 등 잇따른 악재를 겪었다.
그런데도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를 비롯한 대형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큰 이유 중 하나는 ‘주가 할인’이다. 불과 9개월 전 615달러에 최고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5000억 달러를 넘었던 주가는 현재 절반 넘게 하락했다. 이는 다우지수 구성 종목이자 대표 우량 기업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하락 폭이다.

메릴랜드대 금융학 교수이자 버핏의 투자방식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데이비드 캐스는 “현재 주가는 50% 할인된 수준”이라며 “향후 상당한 벌금을 내고 일부 경영진이 물러날 수 있지만, 회사는 살아남아 업계에서의 위상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재무 구조가 탄탄하고 수익성이 평균 이상이며 주가수익비율(PER)도 평균 이하”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나이티드헬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 이하로 떨어지며 10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팩트셋(FactSet)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평균 PER은 23배였다. 올해 들어 헬스케어 업종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11개 섹터 중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며 전날 종가 기준 약 3% 하락했다.

실버크레스트자산운용의 로버트 티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출연해 “헬스케어 부문은 한동안 저평가되고 외면받아 왔다”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면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고, 마진 회복 가능성이 큰 영역”이라고 말했다.

버핏의 선택 배경은


버핏은 투자에서 분쟁과 논란을 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CNBC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가 논란에 휩싸인 기업에 투자했던 마지막 사례는 2016년 불법 영업 행위가 드러난 웰스파고였고, 해당 지분은 2022년에 전량 매각했다.

유나이티드헬스 투자는 버핏이 오래도록 헬스케어 업계를 ‘경제의 촌충(tapeworm)’이라 부르며 비판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버핏의 투자 판단은 ‘사업 이해, 비용 구조, 장기 성장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CNBC는 “광범위한 보험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버크셔가 건강보험업계에 대한 특별한 통찰력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글렌뷰트러스트의 빌 스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나이티드헬스는 정부 조사와 환급 수준 논란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저평가돼 있다”면서 “버핏은 극복할 수 있는 단기 위기를 겪고 있는 강력한 프랜차이즈 기업에 관심이 많으며, 이번 투자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힐 헬스케어 애널리스트는 “버크셔의 강점은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없는 ‘인내심’”이라며 “3년 이상의 시계에서는 유나이티드헬스 주가가 매력적이지만, 향후 2년간은 가입자 수, 환급, 수익성 측면에서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