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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판교로 이사하는 삼성물산, 향후 래미안의 미래와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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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판교로 이사하는 삼성물산, 향후 래미안의 미래와 파장은?

삼성물산이 3월 이전할 판교역주변 아파트단지
삼성물산이 3월 이전할 판교역주변 아파트단지
[글로벌이코노믹 최인웅 기자] 올해 경기지역 중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판교 알파돔시티 부지로 나타났다. 이 알파돔시티의 ㎡당 가격은 1650만원으로 평당(3.3㎡) 5445만원에 달한다. 알파돔시티는 신분당선 판교역을 낀 12만7000여㎡ 부지에 연면적 122만3000여㎡에 달하는 아파트·오피스·백화점·호텔 등을 조성하는 5조원 규모 프로젝트로 현재 단계별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작년 하반기 현대백화점이 오픈한데 이어 주상복합아파트인 ‘알파리움’도 본격 입주를 시작했다.

이 알파돔시티의 일부인 알파리움 빌딩에 이달 중순 래미안 브랜드를 표방하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입주할 예정이다. 작년부터 구조조정과 함께 올 들어 희망퇴직도 진행 중이지만, 3000여명 전후의 임직원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판교일대 상권과 부동산시장에는 벌써부터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번 삼성물산의 이전과 함께 작년 말 발표된 제2 판교테크노밸리 사업 등의 추진으로 이미 판교역 주변 아파트가격과 전셋값도 일정부분 영향을 받았지만, 향후에는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이 더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삼성물산이 들어설 예정인 판교역 주변은 기존 아파트 매매나 전셋값이 이미 상당히 올라가 있는 상태라 이번에 삼성물산이 들어온다고 해서 기존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른다기보다는 주변 상가나 그동안 공실이 있었던 오피스텔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더 대표는 “삼성물산의 판교이전이 주변 상권에 호재인 것은 맞지만, 판교 전체적으로 좌지우지할 큰 이슈라기보다는 현재 바닥을 다지고 있는 상가가격 등이 일부 반등할 수 있는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며 “일반아파트와는 달리 판교역 주변 상가들은 2008년부터 분양가 이상으로 크게 오르거나 활성화가 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삼성물산 직원들의 유동성이 일정부분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작년 4분기 호주 로이힐 등 해외사업장의 잠재손실을 선반영하면서 적자로 전환됐고,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이 계속되면서 사내분위기가 뒤숭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래미안 브랜드의 주택사업부를 KCC건설에 매각하려 한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건설업계 관심도 집중된 상황이다.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당초 판교이전 계획에서 배제돼있던 주택사업부를 갑작스럽게 이달 동반 이전에 포함시키게 된 것도 이로 인한 소문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루머들에 대한 사측의 입장과 함께 향후 삼성물산의 판교이전으로 이 일대 부동산시장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에 대해 알아봤다.
판교 알파리움타워 조감도
판교 알파리움타워 조감도

삼성물산 “래미안 매각은 사실무근...희망퇴직은 상시적인 인력구조의 연장선일뿐”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하기 이전부터 주택사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꾸준히 보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엔 중동의 저유가 등 해외플랜트 발주가 대폭 감소하고, 몇 년 전부터 국내 건설업황도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은 전망과 함께 최근엔 실적 역시 대형건설사 중 가장 좋지 않은 흐름을 보인 것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말 판교이전을 결정하면서부터는 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소문이 퍼지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백기사 역할을 한 KCC에게 주택사업부문을 매각하고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받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이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지분증가를 통해 삼성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KCC는 국내 주택시장 경쟁력 강화 및 기존 사업분야인 건설자재 등과의 시너지를 기대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은 이달 이사회를 통해 기존 주택부문의 물적 분할에 대해 결의하고, 지분을 정리한다는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소문이 퍼져나가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3월 주총 때 이런 안들이 논의될 것이라는 루머에 대해서도 이미 공시내용으로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작년부터 시장에서 떠도는 주택사업부 매각루머는 말도 안되는 소설같은 얘기”라며 “앞으로도 국내시장에서 적게는 13조원, 많게는 18조원까지 분양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다른 회사에 매각을 검토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선 KCC 측도 시중에 떠도는 루머일 뿐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계획된 바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외에 삼성물산은 작년부터 시작된 구조조정으로 임직원들 분위기도 뒤숭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선 입사한지 3년이 지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까지 받기로 했다는 소문과 함께 직급에 따른 위로금과 희망퇴직 규모 등도 미리 계획했다는 세부내용도 포함돼 퍼지기 시작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작년부터 상시적인 인력구조 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것은 맞고, 올 들어 희망퇴직도 실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입사 3년차부터 희망퇴직을 통한 구조조정 규모와 기간을 미리 정해놓고, 직급에 따른 위로금도 설정했다는 것은 지나친 추측”이라며 “만약에 이게 사실이라면 들어온 지 얼마 안되는 경력직들은 희망퇴직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실적도 부진하고, 해외발주 상황이나 국내 건설경기도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회사로서도 작년 초부터 일정한 계획 하에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이고, 올해 희망퇴직도 상시적인 인력구조의 연장선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판교역 일대 오피스텔·상가문의 늘고 있으나, 기존 집값과 전셋값에는 영향 미미할 듯

판교역 주변의 한 중개업자는 “삼성물산이 이전한다고 해서 가족단위가 움직여 아파트 구매나 전월세 수요가 증가한다기보다는 일부 1인가구 등이 오피스텔 등을 구할 확률이 더 클 것”이라며 “여기 주변 아파트값은 작년 말 수준에서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현재 판교역 주변 푸르지오 시티 등 대부분의 오피스텔의 전용 8평 기준 전셋값은 2억2000만원 전후”라며 “오피스텔 전셋값과 월셋값이 작년 말보다 다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물산이 판교로 이전하더라도 강남역과 10분 내외밖에 안 걸리기 때문에 기존 강남역 주변에서 오피스텔을 얻었던 직원들이 모두 이쪽으로 옮길 필요가 없다”며 “올 들어서 일부 직원들이 오피스텔 문의를 하고 있으나 작년보다 급격히 늘어났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관계자는 “판교는 삼성물산이 굳이 이전하지 않아도 향후 제2테크노밸리나 백화점, 쇼핑몰 등 알파돔시티, 지하철 연계노선 등 개발호재가 줄줄이 대기중이라 현재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다른 지역과는 달리 작년의 집값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기업이 이전하거나 투자를 진행하면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판교의 경우 강남접근성이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비교할 수없이 편할 뿐 아니라 굵직한 호재로 이미 주택 값은 상당히 고평가됐기 때문에 웬만한 호재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피스텔 외에 동판교 인근의 상가에 대한 문의는 조금씩 늘면서 상가 임대료도 소폭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3분기 판교상권 평균 임대료는 ㎡당 4만4200원에서 4분기 4만7500원으로 3000원가량 올랐다. 현지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기존에는 판교역 중심부 위주로 상가문의가 많았으나 작년 말부터는 중심부와 다소 떨어진 지역에서도 입점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더 대표는 “판교 상권은 삼성물산의 유동인구로 일정부분 활성화에 도움을 받겠지만, 전체적인 완공이 늦춰지고 있는 알파돔 사업이 먼저 완성되야 더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며 “알파돔 사업은 쇼핑몰, 백화점 등 종합적인 사업으로 주변 수지나 광교, 동탄 수요까지 끌어들이려는 대형사업”이라고 분석했다.
최인웅 기자 ciu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