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외환시장, '내각 지지율' 주목
지지율 반등 실패 시 ‘아베노믹스 후퇴’ 불가피… 엔화 강세로 이어질 것 우려 커
지지율 반등 실패 시 ‘아베노믹스 후퇴’ 불가피… 엔화 강세로 이어질 것 우려 커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이번 개각에서 아베 총리가 인적 쇄신을 통해 정권운영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내각 지지율’이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아베 내각이 지지율 반등에 실패할 경우 ‘아베노믹스 후퇴’가 불가피하며 결국 엔화 강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경기 부양책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3일 밤 3차 아베 내각 각료가 발표된 후 외환시장은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잇단 개각 보도에도 엔화환율은 보합세를 보이다가 결국 전 거래일 대비 0.67엔(0.6%) 하락한 달러당 110.05엔에 장을 마쳤다.
아오조라은행은 “다음 주 발표 예정인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또 하락할 경우 아베노믹스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HSBC증권은 지지율 하락이 발생하지 않아도 이번 개각 자체가 엔화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제2의 아베노믹스’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HSBC증권 관계자는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엔화가치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융정책 정상화 등 해외시장 움직임에 연동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외환시장에서 아베 내각 개각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주식시장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0.78포인트(0.3%) 하락하며 2만29.26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1만9000과 2만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닛케이지수는 개각 후 다시 하락으로 돌아서 4일 오전 10시 50분께 전 거래일 대비 68.88포인트(0.34%) 또 떨어진 1만996.38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개각에 새로운 점이 없다는 말이 나돌며 투자자들이 선물거래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재정정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 있어 건설주 등은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일본 현지 지주회사인 닛코시티홀딩스 산하 닛코에셋매니지먼트(NAM)는 “지지율이 개선되면 정치 기반 약화를 우려했던 일부 해외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에 나서며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닛케이지수가 향후 3개월 내에 2만800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