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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전셋값 급등 언제까지…세입자는 '집 이사'도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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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전셋값 급등 언제까지…세입자는 '집 이사'도 겁난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61주 연속 상승…8월 전세계약 건수 ‘역대 최저’
서울 넘어 수도권으로 전세난 확산…새 임대차법 시행 역풍에 전세품귀
서울 은평구 녹번역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의 매물 게시판이 비어 있다. 사진=김하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은평구 녹번역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의 매물 게시판이 비어 있다. 사진=김하수 기자
9월과 함께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집을 옮기려는 세입자(임차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에서 시작된 전셋값 급등세가 서울 강북지역과 인근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차인 보호를 위한 임대차 3법 중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지난달 시행됐지만, 집주인(임대인)들이 미리 4년 앞을 내다보고 보증금을 당겨 올리면서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서울 전세시장은 물량 품귀현상이 지속되면서 불안한 모습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8월 4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8월 24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 올라 61주 연속 상승했다. 신축 아파트가 많은 강동구는 전주에 이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서초·송파·강남 이른바 강남3구도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 통계에서도 서초구의 아파트 전셋값(8월 24일 기준)은 직전 주와 비교해 0.26% 올랐다. 서초구 서초동 국립외교원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초동이 원래 전세 물량이 부족한 지역인데다 정부의 실거주 요건 강화와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 물량 자취가 사라지다시피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초동 전세 매물이 최대 90% 가까이 감소했다는 설명이었다.
비(非)강남 지역 전셋값도 급등했다. 마포구를 필두로 은평·중랑·용산구 등이 모두 0.1%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은평구의 경우, 응암·불광·녹번동 신축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자료에서 지난주 은평구 전세값은 0.13% 오름폭을 기록했다.

녹번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018년 말 래미안 베라힐즈 전용 59㎡ 전세의 경우 3억 5000만 원(보증금)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5억 50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면서 “8월 초 임대차 2법 시행 직후 집주인들이 약속이나 한 듯 전세매물을 싹 거둬들이면서 전세 호가도 급격히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아파트 뿐만 아니라 은평구 내 빌라 전세가격도 덩달아 동반상승하고 있다. 은평구 갈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9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신혼부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빌라 전세매물을 찾는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연신내역이나 불광역 등 역세권에 위치한 신축빌라 전세매물을 중심으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은 경기 등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 일산의 대장주로 꼽히는 고양시 장항동의 ‘킨텍스원시티 M2블록’ 전용면적 104㎡는 지난달 24일 보증금 10억 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일산 지역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10억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킨텍스원시티 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같은 단지 84㎡의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전에는 6억 원대에 전세거래가 이뤄졌지만 현재는 호가가 8억 원대로 뛰었다”면서 “가격이 급등하면서 7월 이전 빗발치던 전세 문의도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과천의 전셋값 역시 상승세다. 8월 넷째 주 과천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앞주보다 0.30% 올랐다. 과천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과천청사 맞은편 래미안 아파트 전용면적 99㎡(30평)대 전셋값이 9억 원을 호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전셋값 급등 현상에 대해 “매물 부족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늘리고 갭투자를 규제하는 7·10 대책과 임대차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전세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서울지역 전월세 계약은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1∼30일간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총 607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1만1600건)과 비교하면 47.6% 감소한 것으로,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거래 건수를 나타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정부의 실거주 요건 강화, 주택 공급 대책 등이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전세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9~10월 가을 이사철까지 겹칠 시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