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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권봉석號 '효자'가 바뀐다... 가전·자동차 전장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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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권봉석號 '효자'가 바뀐다... 가전·자동차 전장으로 승부

전장사업에 5년간 4조 이상 투자‘...오는 7월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설립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램프,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등 삼각편대 구축
미래차 전장 부품 사업을 확대하는 권봉석 LG전자 사장의 행보가 거침없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미래차 전장 부품 사업을 확대하는 권봉석 LG전자 사장의 행보가 거침없다. 사진=뉴시스
권봉석(58·사진) 사장이 이끄는 LG전자의 '효자 업종'이 바뀐다.

LG전자는 그동안 '대표 사업 부문'인 스마트폰 사업이 누적 적자가 5조 원에 달해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전자장비(전장·VS) 사업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LG전자의 간판급 '캐시카우(Cash cow:주력 수입원)'인 생활가전과 함께 자동차 전장사업을 '양대 핵심축'으로 삼겠다는 야심찬 사업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LG전자, 전장사업에 5년간 4조 원 이상 투자
LG전자는 30일 전장 사업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최근 5년간 4조 원 이상을 자동차 부품 사업에 투자했다. 이는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 사업에 투자한 규모와 비슷하다.

이와 관련해 29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전자의 자동차 전장 사업 투자액은 2017년 5878억 원에 그쳤지만 ▲2018년 1조7189억 원 ▲2019년 6293억 원 ▲2020년 4721억 원 ▲2021년(예정) 6138억 원으로 최근 5년간 총 4조219억 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5000억 이상을 전장 사업에 투자했으며 특히 2018년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기업 인수에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장 사업 투자 규모는 LG전자 주력 사업 생활가전(H&A)사업 부문 투자(4조 2660억 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LG전자에서 5년 누적 투자가 4조 원을 넘는 사업은 H&A사업 부문과 VS사업 부문 두 곳 뿐이다.

LG전자와 마그나 인터내셔널(마그나)과의 자동차 전장 합작법인 관련 이미지. 사진=LG전자 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와 마그나 인터내셔널(마그나)과의 자동차 전장 합작법인 관련 이미지. 사진=LG전자

◇'알루토' 이달 출범...‘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합작법인 7월에 문 열어


자동차 전장 사업에 대한 LG전자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LG전자의 VS사업 합작사 ‘알루토(Alluto)’가 이달 출범했고 전기자동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 오는 7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오는 7월 합작법인 출범으로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와 차량용 조명시스템,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등 삼각편대를 갖춘 종합 전장기업으로 거듭난다.

이달 15일 출범한 알루토는 LG전자와 스위스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Luxoft)가 설립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이다. 인포테인먼트는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정보 시스템을 뜻한다.

애덤 울웨이(Adam Woolway) 알루토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충전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플러그서핑(Plugsurfing)’을 창업해 성공적으로 회사를 키운 경험이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와 룩소프트는 알루토를 통해 최근 급성장하는 미래차 시장에서 차량용 플랫폼을 확보해 회사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신설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 Magna e-Powertrain Co., Ltd)을 올해 7월에 문을 열 예정이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전력 변환 장치) 등의 기술력 등 제조 경쟁력이 뛰어나다.

이에 비해 마그나는 풍부한 사업 경험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포함해 파워트레인 분야의 통합시스템 설계, 검증 등 엔지니어링 역량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와 전동화 부품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어 두 회사가 강점을 살려 합작법인을 통해 차량 전장부문에서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합작법인은 LG는 물론 마그나 기존 고객사로부터 수주를 계속 이어갈 수 있어 출범 초기에 대량생산 체제를 갖춰 수익성을 높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장 사업 투자 확대는 권 사장 의지가 반영됐다.

권 사장은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기쁘다"며 "LG의 기술 역량과 마그나의 오랜 사업 경험이 합작법인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에서 혁신기술과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포테인먼트·차량용 램프·파워트레인 삼각편대 구축


LG전자는 전장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이자 캐시카우로 육성하기 위해 2013년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 업체 V-ENS 인수를 시작으로 그해 7월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LG전자는 또 2018년 8월 오스트리아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했다.

ZKW는 고휘도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독일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공급하고 있다. ZKW는 프리미엄 헤드램프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5위 안에 들어간다.

LG전자는 차량용 헤드램프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하고 사업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2019년 말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사업을 ZKW로 옮겨 통합했다. 이는 양사가 각각 진행하던 차량용 램프 사업 역량을 한 곳에 모아 사업간 시너지를 높이며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과 함께 ‘5세대 이동통신(5G) 커넥티드카(정보기술(IT) 네트워크에 연결된 자동차) 플랫폼’ 개발에 나서 전기차 시장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시장에도 진출했다.

배두용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략·육성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쓰겠다”며 “신규 사업을 가속화해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