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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료제, 환자에겐 희망, 의사들에겐 두통 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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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료제, 환자에겐 희망, 의사들에겐 두통 안기다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신약 치료제 '애듀헬름(Aduhelm)' 사진=바이오젠이미지 확대보기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신약 치료제 '애듀헬름(Aduhelm)' 사진=바이오젠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신약 '아두카누맙(aducanumab)'이 지난 7일 (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은 새로운 알츠하이머 약이 승인된 이후 몇 주 동안 환자들은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는 반면 의사들에게는 두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리조나에 위치한 배너 선 건강연구소(Banner Sun Health Research Institute)의 신경학자 알리레자 아트리(Alireza Atri) 박사에게 '애듀헬름(Aduhelm)'에 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아트리는 “의사들은 치명적인 질병을 약간 늦추는 약을 누구에게 처방해야 하는지 아직도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알츠하이머병을 위한 다른 약들은 기억력과 불면증, 우울증 같은 증상들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킬 뿐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병원에서 처방이 시작했지만, 많은 병원들은 준비가 되기까지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노인의료보험제도 메디케어(Medicare)를 포함해 보험사들은 연간 5만 달러(약 5647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막대한 치료비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 칼 뉴커크는 의사가 허락한다면 애듀헬름을 복용을 희망하고 있다. 그는 시도해 볼 만한 다른 치료법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브레이든턴에 사는 54세의 미셸 홀도 담당의사와의 진료에서 이 약에 대해 논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전직 정부 검사였던 홀은 간단한 일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어 일을 그만둬야 했다. 그녀는 지난해 11월 초기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알츠하이머는 뇌에 단백질 아밀로이드가 모여 덩어리(plaque·플라크) 형태로 쌓이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한다고 알츠하이머가 치료되는지는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임상 결과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뇌의 아밀로이드 플라크 침전물을 쪼개는 방식으로 증상이 개선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식약처 독립자문위원회는 실제 증상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해당 기관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FDA가 이 같은 경고를 무시하자 3명의 위원회 위원들이 사임했다.

FDA에 따르면 부작용으로는 두통, ARIA-Edema, ARIA-H 미세출혈, ARIA-H 중추신경계 표재성 철색소침착증 등이 있을 수 있다.

약을 처방 받기 위해서는 약물의 표적이 되는 플라크가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정기적인 뇌 스캔이 필요하다.

의사들은 이 모든 검사들을 진행하면 첫 해에만 치료비가 10만 달러가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사들은 이러한 치료에 대한 사전승인을 요구할 것이며, 이로 인해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

또한 보험 범위에 따라 환자들은 공제액과 기타 현금성 비용으로 인해 매년 수천 달러의 비용을 지출해야 할 수도 있다.

미시건에 위치한 신경 질환 연구소는 이미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소는 보험사가 보험 혜택을 거부하더라도 우리가 믿는 치료법이기 때문에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노인병학자인 Babak Tousi 박사는 의사들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기대치, 비용, 부작용을 설명해야 하며, 약이 환자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가 수 년 또는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발병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알츠하이머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목표는 조기 검진과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조기 진단과 애듀헬름의 점진적인 이득이 결합되면서 알츠하이머 환자를 돌보는 어려움이 연장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대학의 수잔 쉰들러 박사는 "약이 단지 상황을 약간 늦추기만 한다면 실제로 간병인의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것이 밝혀질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실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