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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복원 따른 국내 반도체시장 '희비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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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복원 따른 국내 반도체시장 '희비쌍곡선'

D램 공급과잉 불가피...시스템 반도체는 '수요 급증'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전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는 '위드 코로나(코로나19에서 일상 회복)'를 추진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 시장은 반도체 공급 과잉과 수요 급증이 겹치는 이른바 '희비쌍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 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반도체 생산설비 가동률이 증가하고 공장도 증설돼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급과잉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은 반도체 공급과잉과 수요 급증이 함께 일어나는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우선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대목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 속하는 D램 부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D램 재고량이 넘치는 가운데 D램 공급량이 수요를 앞지르는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고 점쳤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사업부문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0%, 50%에 이른다. 즉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D램 공급 물량을 쏟아낼 경우 수요가 공급을 감당하지 못해 매출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공급과잉이 아닌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반도체도 있다.

비(非)메모리 반도체가 대표적인 예다. 시스템 반도체와 차량용 반도체를 흔히 비메모리 반도체라고 부른다.

자동차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 중심에서 최근 전기자동차로 바뀌고 있으며 내연기관이나 전기차와 관계없이 자율주행시스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등을 갖춰 자동차가 '움직이는 전자제품'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특히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일각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자동차 전동화 추세가 세계적인 화두가 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급증세이며 이런 분위기는 내후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뒷받침하듯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올해 1325억 개에서 20272083억 개로 연평균 8%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IHS마킷은 또 완성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반도체는 수요가 갈수록 늘어 반도체 업체들이 공급량을 오히려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업계 관계자는 "D램이 사용되는 산업은 거의 대부분 스마트폰, PC, 서버"라며 "D램을 필요로 하는 산업 성장 속도가 자동차 수요을 앞지르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D램 공급량 증가는 17.9%가 예상되고 글로벌 D램 수요 증가는 16.3%”라며 “이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의 2022년 D램 매출 규모는 올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또 "그러나 최근 반도체 최대 수요가 D램 못지 않게 차량 반도체 등 비메모리 반도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더욱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