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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죽었던 명동에…사람들이 슬슬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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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죽었던 명동에…사람들이 슬슬 돌아온다

거리두기 해제로 일부 식당 직장인 '북적'
MZ세대 겨냥한 매장 늘며 유동인구 증가
엔데믹 기대에 외국인 관광객 증가 기대감
지난 30일 명동성당에서 소공동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의 명동중앙거리 모습.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0일 명동성당에서 소공동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의 명동중앙거리 모습. 사진=송수연 기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상권인 서울 명동에 사람들의 숨결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발길이 잦아지는 모습이다. 자취를 감췄던 노점상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있다. 가이드북을 허리 춤에 낀 외국 관광객 모습도 눈에 띈다.

이삭토스트 서울명동점 앞 외국인 관광객 모습.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이삭토스트 서울명동점 앞 외국인 관광객 모습. 사진=송수연 기자.

주말을 맞은 지난달 30일 오후 3시 퇴계로 대로변에 자리 잡은 이삭토스트 서울명동점 앞. 외국인 관광객들의 먹방 필수코스로 꼽히는 이 곳에 외국인들이 여러명 눈에 띄었다. 이들은 봄기운을 맞으며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토스트를 맛보고 있었다.

명동 골목에서는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외국인도 보였다. 일부 기념품숍에서는 외국인 손님을 맞기 위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로 녹음된 홍보 음성을 내보냈다.

(왼쪽 위) 뉴트로 콘셉트 카페 '더 스팟 패뷸러스' 내부 모습, (오른쪽 위) 에소프레소 바 '몰또'에 긴 대기줄, (아래) 명동 애플스토어 내부 모습.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왼쪽 위) 뉴트로 콘셉트 카페 '더 스팟 패뷸러스' 내부 모습, (오른쪽 위) 에소프레소 바 '몰또'에 긴 대기줄, (아래) 명동 애플스토어 내부 모습. 사진=송수연 기자

명동 상권에 또 다른 변화도 감지됐다. 외국인이 떠나자 MZ세대를 겨냥한 핫플레이스가 들어선 것이다. 지난달 문을 연 '애플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오픈 당일 오픈런 현상까지 보일 만큼 애플의 저력은 대단했다. 이날도 애플스토어 안은 애플 기기를 체험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에소프레소바 '몰또'와 뉴트로 콘셉트 카페인 '더 스팟 패뷸러스'도 MZ세대가 찾는 명소다. 몰또에는 긴 대기 라인이 형성돼 있었고 더 스팟 패뷸러스도 앉을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2일 오전 11시, 한산한 명동거리. 사진=송수연 기이미지 확대보기
2일 오전 11시, 한산한 명동거리. 사진=송수연 기


월요일인 2일 오전 11시 다시 찾은 명동은 주말과 많이 달랐다. 명동중앙로부터 골목 구석구석까지 유동인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다만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11시50분 쯤부턴 점심 식사를 하러 나온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일부 식당은 대기자명단까지 만들어졌고 10명 내외의 대기줄도 보였다. 12시 20분을 넘기자 몇몇 카페 내부가 꽉 들어찼다.

이날 명동 골목에서 만난 한 직장인은 "재택근무 해제와 함께 유동인구가 늘어난 느낌"이라며 "얼마 전에는 냉면 한그릇 먹으려고 20분을 대기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명동의 몇몇 식당은 직장인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에 대기를 하기도 했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명동의 몇몇 식당은 직장인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에 대기를 하기도 했다. 사진=송수연 기자


점심시간 이후에는 직장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다시 한산한 모습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명동예술극장 인근에는 비어 있는 상가가 여럿 눈에 들어왔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상업용부동산' 1분기 임대시장 동향을 발표에 따르면 명동 상권 10곳 중 4곳은 공실 상태다.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며 높은 공실률을 나타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노점상들은 명동 상권 회복세가 체감되지 않는다고 했다. 노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외국인)관광객이 크게 늘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10시간도 넘게 한 자리에 앉아 있어 봐야 밥값 벌기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명동 거리의 관광통역안내원도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건 맞지만 유의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상가들도 버티고 버티다 하나 둘 씩 폐업해 지금까지도 공실이 많다"며 "최근 들어 생긴 변화라면 애플스토어가 생긴 것과 빈 상가들에 새로 입점하는 상점들이 보이는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명동 상권에 변화가 느껴진다는게 이 곳 상인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명동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정모씨는 "코로나19 이후 점심시간에 줄을 서서 대기하는 곳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그런 식당이 보이고 MZ세대가 선호하는 곳들도 생겨나는 등 유동인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일에는 한적하지만 주말에는 붐비는 모습"이라며 "명동상가를 찾는 전화 문의도 조금씩 늘고 있어 상권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덧붙였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