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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특이점' 온다... 삼성·SK하이닉스, 2026년 합산 영업이익 254조 '잭팟'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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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특이점' 온다... 삼성·SK하이닉스, 2026년 합산 영업이익 254조 '잭팟' 예고

데이터센터 문법이 바뀐다, '공간(Space)'에서 '전력(GW)' 에너지 컴퓨팅 시대로
HBM 생산이 일반 D램 공급 갉아먹는 '공급의 역설'... 2026년 상반기 최악의 '쇼티지' 경고
AI 인프라 투자의 정점, 한국 반도체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이질적인 슈퍼사이클 진입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실리콘 특이점'이라는 미증유의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 지출(CapEx)이 폭발하며 데이터센터 핵심 지표가 물리적 공간에서 '전력 용량(Gigawatt)'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실리콘 특이점'이라는 미증유의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 지출(CapEx)이 폭발하며 데이터센터 핵심 지표가 물리적 공간에서 '전력 용량(Gigawatt)'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2024년부터 2026년까지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실리콘 특이점(Silicon Singularity)'이라는 미증유의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 지출(CapEx)이 폭발하며 데이터센터 핵심 지표가 물리적 공간에서 '전력 용량(Gigawatt)'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과 맞물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기업들에게 합산 영업이익 2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실적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는 글로벌 투자은행 및 시장조사기관의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번 슈퍼사이클의 본질과 파급력을 긴급 진단한다.

데이터센터 패러다임 혁명, '평수'에서 '전력(GW)'으로


반도체 수요의 선행 지표인 데이터센터 산업에서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 데이터센터의 규모를 가늠하던 기준이 서버 랙(Rack)을 설치할 '상면 면적'이었다면, 생성형 AI 시대인 지금은 '전력 가용성'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북미 시장은 이 변화의 진앙이다. 골드만삭스와 블룸버그NEF 분석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4년부터 2026년 사이 AI 학습 수요 집중으로 인해 약 10~12기가와트(GW)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원전 10기 이상의 발전 용량이 오직 데이터 처리에만 추가 투입됨을 의미한다.

변화의 핵심은 '전력 밀도'. 기존 일반 서버 랙이 5~10kW를 소모했다면, 엔비디아의 블랙웰(Blackwell) B200 AI 가속기가 탑재된 랙은 수랭식 냉각을 포함해 100kW 이상의 전력을 집어삼킨다. 이는 동일한 공간에 기존 대비 10배 이상의 고성능 메모리와 스토리지가 집적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하드웨어의 고도화는 메모리 수요의 폭발로 직결된다. 트랜드포스와 IDC 데이터에 따르면 2026AI 서버 출하량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며,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 서버 시장의 70%를 장악할 전망이다. AI 서버 한 대에는 일반 서버 대비 막대한 양의 메모리가 탑재된다. 엔비디아 GPUHBM 탑재량은 H100(80GB)에서 블랙웰(192GB~288GB)2배 이상 급증하는 '승수 효과(Multiplier Effect)'를 일으키고 있다.

HBM의 역설, "만들수록 일반 D램이 사라진다"


이번 슈퍼사이클이 과거(2017~2018년 클라우드 사이클)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공급의 비탄력성'에 있다. 수요가 늘면 공장을 돌려 물량을 맞출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HBM의 역설'이 작동하고 있다.

HBM은 일반 D램보다 다이(Die) 크기가 크고 공정이 복잡해, 동일 용량(1비트)을 생산하는 데 일반 D램 대비 약 3배의 웨이퍼 생산능력(Capa)을 소모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익성이 높은 HBM 주문을 맞추기 위해 생산 라인을 집중할수록, 역설적으로 PC나 일반 서버에 들어갈 범용 D(DDR5)을 생산할 여력은 급격히 줄어든다.
'HBM 페널티'로 인해 20254분기부터 2026년 상반기 사이, 메모리 시장은 극심한 '수급 불일치'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2025년 말 D램 재고가 정상 수준(10~12)을 한참 밑도는 4주 미만까지 떨어져 '패닉 바잉(공포에 의한 매수)'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미 서버용 고용량 SSD(eSSD)DDR5 모듈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철저히 양극화되고 있다. HBM, DDR5 RDIMM 등 첨단 제품은 없어서 못 파는 공급 부족(Shortage) 상태인 반면, 중국 창신메모리(CXMT) 등이 쏟아내는 구형(레거시) DDR4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정체되어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을 서둘러야만 하는 강력한 유인이 되고 있다.

시장 양극화와 K-반도체의 기회, '슈퍼사이클' 넘어 '퀀텀 점프'


이러한 구조적 공급 부족은 공급자 우위 시장을 형성하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의 절대 강자로서 2026년까지의 생산 물량을 이미 완판했다. 가격 결정권을 쥔 상태에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지속할 경우, 2026년 영업이익은 약 93~9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은 SK하이닉스가 단순한 메모리 제조사를 넘어 AI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로 재평가받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 3배에 육박하는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거인의 저력'을 보여줄 전망이다. HBM 초기 진입은 늦었으나, 압도적인 자본력과 생산능력(Capa)을 바탕으로 HBM3E HBM4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HBM에 집중하는 사이 발생한 일반 DDR5 및 고용량 eSSD의 공급 부족분을 삼성전자가 흡수하며 막대한 현금을 쓸어 담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이 107~155조(시티) 원에 육박하며, 주가가 14~16만 원 선에 도달할 경우 시가총액 1000조 원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본다.

양사의 2026년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대 약 232조 원으로, 이는 AI 시대의 부가가치가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 특히 메모리 반도체로 대거 이전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수치다.

2027, 새로운 균형점(New Normal)을 향해


파티는 영원하지 않지만, 그 끝이 급격한 붕괴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는 시점을 2027년으로 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P4, P5), 마이크론의 미국 신규 팹,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되는 시점이다. 또한, 하이브리드 본딩 등 패키징 기술 성숙으로 수율이 안정화되고, AI 모델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며 투자 속도 조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소버린 AI(주권 AI)' 트렌드로 각국 정부와 빅테크의 인프라 투자가 안보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은 작다.

2024년부터 2026년은 메모리 반도체가 단순한 '부품'에서 AI 시대의 '척추(Backbone)'로 격상되는 역사적인 시기다. '실리콘 특이점'을 통과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이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완성하고 있다. 투자자와 업계의 시선은 이제 200조 원의 이익 그 이후, 2027년의 새로운 그림을 향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