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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의 니켈 확보전… 하이니켈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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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의 니켈 확보전… 하이니켈 승부수

인도네시아 내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신호탄
9월 니켈 광산 개발 합작법인 설립 계약 기대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인 안탐 직원이 광산에서 생산한 페로니켈(니켈과 철의 합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인 안탐 직원이 광산에서 생산한 페로니켈(니켈과 철의 합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컨소시엄을 통해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들과 투자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현지에서 투자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논바인딩 협약의 불안정성을 선포식으로 만회하며 사업 계획을 재확인한 것이다. 사업명은 '그랜드 패키지 프로젝트'다.

9일 LG엔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내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광산에서 LX인터내셔널이 니켈 등 광물을 채굴하면 포스코(제련·정련)와 LG화학(전구체·양극재 생산)을 거쳐 LG엔솔(배터리 생산)에 전달되는 방식이다.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기업 모두가 LG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총 사업비로 약 90억달러(11조772억원)를 예상하고 있다.

그간 투자 유치에 힘써온 인도네시아 정부는 LG컨소시엄의 프로젝트를 환영했다. 전날 바탕 산업단지에서 열린 선포식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참석해 "세계 최초의 배터리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사업"이라고 치켜세우며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대규모 고용 창출, 국가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로써 오는 9월로 예정된 니켈 광산 개발의 합작법인 설립 계약이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LG엔솔은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국영기업인 안탐, 배터리 투자회사 IBC(Indonesia Battery Corporation) 측과 최종 서명을 앞두고 협상 중이다.
계약 체결과 함께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바탕 산단 275만㎡ 부지에 연간 20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이 세워진다. 이는 전기차 350만대까지 제작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대량 양산이 예정된 2026년이면 전세계 2차 전지 사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LG엔솔 측은 판단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LG엔솔이 니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매장량·채굴량 세계 1위다.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니켈 가격이 급등하자 대체 공급처로서 손꼽혔다. 결국 원자재 공급난을 대비하면서 수익성까지 개선했다는데 이번 투자의 의미가 크다. 더욱이 니켈 공급망 확보는 LG엔솔의 배터리 시장 공략에 상수로 해석될 만하다.

니켈은 배터리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요소로,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비례한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주행거리가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LG엔솔을 포함한 국내 배터리사들은 양극재로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는 한편 니켈 함량을 90%이상 끌어올린 하이니켈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는 추세다.

특히 LG엔솔은 하이니켈 배터리를 시장 공략 무기로 삼았다. 저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CATL에 기술력으로 맞설 계획이다. 전략적으로 인도네시아는 LG엔솔의 전진 기지와 다름없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잡고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카라왕 지역의 신산업 단지 합작공장 부지에서 배터리셀 공장도 짓고 있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