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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 모디 총리 “우리도 당당한 반도체 공급망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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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 모디 총리 “우리도 당당한 반도체 공급망 일원”

모디 총리의 인도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이미지 확대보기
모디 총리의 인도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인도 정부가 세계적인 반도체 산업 열기에 합류했다. 인도 모디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반도체 관련 행사에 참석해 공급망 구축과 관련해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는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미·중 대립으로 인한 공급망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 틈에 확실히 빈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이 인도의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다.

모디 총리는 이날 자신의 고향인 구자라트 주 서부 간디나가르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홍보 행사 인 세미 콘 인도 (Semicon India) 개막식에서 "인도는 세계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인구 증가와 기타 요인으로 인해 "인도에서의 반도체 사업은 두 배 또는 세 배로 확대될 것이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행사장에는 전 세계의 반도체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모였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 장비 회사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의 반도체 부문 책임자인 프라부 라자는 "지금이 인도가 빛날 때"라며 추켜세웠다.

모디 행정부는 2014년 출범 이후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을 내세워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 국가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후 국내에서 전기차(EV) 생산 등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는 하이테크 산업 유치에도 주력하고 있다. 2021년 인도 정부는 반도체 및 액정 분야의 국내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7600억 루피(약 10조 8600억 원)를 투자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연설에서 2047년까지 인도를 선진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인도는 2022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과거 자신들을 식민지로 지배했던 영국을 넘어섰고, 4위 독일과 3위 일본에 바짝 다가섰다.

◇ 전 세계서 가장 많은 과학 인재

인도는 전기차, 스마트 폰과 같은 최첨단 하이테크 제품 제조에 없어서는 안 되는 반도체 산업을 유치 경제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와 관련해 미국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첨단기술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공급망을 동맹국과 우방국 위주로 전환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인도는 이런 변화를 반도체 분야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인도는 인도 공과 대학(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과학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인적 자원 공급 측면에서 반도체 산업을 수용할 수 있는 토대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인도는 반도체 산업 유치를 통해 미국 등 해외로 유출되고 있던 IT 인재들을 자국으로 U턴하게끔 유도할 방침이다. 반도체를 제조하려면 엄청난 양의 전기와 물을 필요로 한다.

인도는 두 부문의 인프라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이를 보완하면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공급망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의 반도체 산업 육성은 미국에도 바람직하다.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이 계속되는 인도는 소비시장으로서도 매력적이고 안보 파트너로서의 입지 역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미국과 인도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구축과 연구개발 촉진을 위한 협력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지난 6월 미국의 반도체 메모리 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는 반도체를 최종 공정으로 가공하기 위해 인도에 ‘백엔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일본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성 장관은 7월 인도를 방문해 일본·인도 반도체 공급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니시무라 장관은 연설에서 반도체를 "디지털화, 탈탄소화, 경제 안보 보장을 지원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며, 일본과 인도의 협력이 필수적인 분야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인도는 내년에 총선을 실시한다. 모디 총리는 고향인 구자라트가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의 매력을 홍보함으로써 자신의 업적을 홍보하려 든다. 인도 반도체 산업의 성장은 한국에겐 위기이자 기회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