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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독일 대사 "캐나다 잠수함 사업, 결정 임박" 발언에 긴박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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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독일 대사 "캐나다 잠수함 사업, 결정 임박" 발언에 긴박감 고조

한화오션, 61조원 캐나다 잠수함 사업 '연말 결정' 초읽기
독일 TKMS와 최종 경쟁…2032년 첫 인도로 10억 달러 비용절감 강조
캐나다 왕립 해군 장거리 순찰 잠수함 HMCS 빅토리아(SSK 876)가 항구 기항 및 정기 유지 보수를 위해 킷섭 뱅거(Kitsap-Bangor) 해군 기지에 도착하는 장면. 사진=미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왕립 해군 장거리 순찰 잠수함 HMCS 빅토리아(SSK 876)가 항구 기항 및 정기 유지 보수를 위해 킷섭 뱅거(Kitsap-Bangor) 해군 기지에 도착하는 장면. 사진=미 해군
한화오션이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인 61조원(600억 캐나다 달러) 잠수함 사업의 연말 낙찰을 앞두고 독일 티센크루프 해양시스템(TKMS)과 막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캐나다 일간지 힐 타임즈는 지난 8(현지시간) 마티아스 뤼텐베르크 캐나다 주재 독일 대사가 "캐나다 정부에서 절차를 앞당겨야 한다는 긴박감이 있다""연말 이전에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12척 규모인 이번 사업은 캐나다가 1990년대 후반부터 운용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2030년대 중반 퇴역에 맞춰 교체하는 프로젝트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지난 8월 노르웨이와 공동 입찰한 독일 TKMS와 한화오션을 마지막 후보로 선정했다.

능력 공백 막으려면 2030년대 중반까지 확보해야


캐나다 해군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2030년대 중반쯤부터 차례로 퇴역시킬 계획이다. 해군 능력 공백을 막으려면 2030년대 중반까지 신형 잠수함을 확보해야 해 시간이 촉박하다.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 사령관은 지난 8CTV 뉴스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정부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경로가 있다""공격적이지만 이룰 수 있는 일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뤼텐베르크 대사는 지난 2일 독일 대사관 인터뷰에서 "이전보다 더 뚜렷한 긴박감이 있다""두 업체만 남은 상황에서 결정이 매우 결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 이전 나올 결과가 낙찰자 선정일 수는 있지만, 마지막 계약 체결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은 대등, 경제성과 인도시기가 판가름


스티븐 푸어 캐나다 국방조달부 장관은 지난달 CBC에 두 입찰 모두 해군의 군사 요구사항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이는 마지막 결정이 기술 우위보다는 경제 이익, 비용, 인도 시기 따위로 판가름 날 것임을 시사한다.

독일 TKMS가 제안한 212CD는 길이 73m, 배수량 2800톤급의 중형 디젤-전기 잠수함이다. 수소연료전지 공기불요 추진(AIP) 기술을 적용해 오래 잠항할 수 있으며, 북극해 같은 얼음 아래 작전에 알맞게 설계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해군이 운용 중인 212A를 바탕으로 개발 중이다.

한화오션의 KSS-III는 길이 89m, 배수량 3600톤급으로 더 큰 규모다. 연료전지 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해 수중 작전 지속 시간을 늘렸으며, 중어뢰와 순항미사일 발사, 감시 및 특수작전 수행 능력을 갖췄다. 현재 한국 해군에 실전 배치해 운용 중이다.

데이비드 페리 캐나다 글로벌문제연구소 소장은 힐 타임즈 인터뷰에서 "대중은 각 입찰의 자세한 내용에 접근할 수 없지만, 결국 어떤 공급업체가 캐나다에 최고의 전반적 경제 이익을 주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잠수함 구매 비용이 척당 최대 100억 캐나다 달러(10조 원)에 이를 수 있으며, 유지보수 및 운영 비용은 선박 수명 동안 처음 구매 비용의 3배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2032년 첫 인도로 10억달러 절감"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 체결 때 2032년 첫 잠수함 인도가 가능하며, 2035년까지 4척을 인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해마다 1척씩 추가 8척을 인도해 2043년까지 12척 전체를 완납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클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사장은 힐 타임즈 이메일 인터뷰에서 "활발한 생산라인을 갖춰 생산에 걸리는 시간과 정확한 비용을 정확히 알고 있다""배송 일정에 다른 어떤 선택도 따라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방위 프로젝트가 결코 늦지 않고 예산을 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빠르게 잠수함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계약 체결 때 한국에서 건조할 계획이며, 이렇게 앞당긴 일정으로 캐나다가 빅토리아급을 일찍 퇴역시켜 유지보수 및 지원 비용에서 약 10억 캐나다 달러(1조 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사 선박이 북극을 비롯한 모든 바다에서 수정 없이 운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영기 한국 대사대리는 성명에서 "이 프로젝트는 국방 협력뿐 아니라 에너지, 중요 광물, 우주, 항공우주, 조선 따위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라며 "KSS-III는 설계나 개념이 아닌, 실전 시험을 거쳐 입증한 능력을 가진 잠수함"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캐나다 선호에 따라 동부나 서부 해안 또는 둘 다에 주권 유지 및 훈련 허브를 세울 것을 약속한다. 한화는 교육 및 중요 운영 지원에 밥콕 캐나다(Babcock Canada) CAE와 팀을 짰으며, 몰입형 교육 및 디지털 현직 지원 솔루션으로 핼리팩스에 본사를 둔 모데스트 트리(Modest Tree)와 양해각서를 맺었다.

TKMS "2035년 이전 첫 인도, NATO 협력 체계 참여" 강조


TKMS2026년까지 계약 체결 때 2035년 훨씬 이전에 첫 잠수함을 인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 대변인 줄리안 클로스는 TKMS가 이번 조달을 전략 파트너십으로 보고 있으며 캐나다에 오래 경제 이익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모듈식 설계 및 생산 기능으로 나란히 제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뤼텐베르크 대사는 독일-노르웨이 공동 입찰이 공동 훈련, 유지보수, 혁신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안 협력 체계에 참여하는 전략 차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조달은 사업 계약을 훨씬 넘어서는 전략 문제"라며 "캐나다가 될 수 있는 한 유럽연합(EU)에 가까워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네 울리히센 캐나다 주재 노르웨이 대사는 "노르웨이는 북극 나라이고 캐나다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그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많다"고 북극 작전 경험을 강조했다.

뤼텐베르크는 현재 잠수함 능력보다 구매의 경제성이 더 큰 초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더 나은 배를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보다 경제 이익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우리 배는 요구사항을 충족할 뿐 아니라 실제로 최첨단 선박이자 TKMS가 지금껏 건조한 최고의 배이기 때문에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필립 라가세 칼턴대학교 부교수는 힐 타임즈 인터뷰에서 "정부가 원한다면 연말 결정도 현실적일 수 있지만,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입찰을 평가하는지, 전략 렌즈를 더 많이 적용하는지가 문제"라며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을 고려한다면 조금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