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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래 교통혁명 주역 ‘전기차’가 전부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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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래 교통혁명 주역 ‘전기차’가 전부 아닌 이유

지난 4월 2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시내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공유 전기자전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 2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시내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공유 전기자전거. 사진=로이터
미래 교통혁명의 주역이라면 당연히 친환경 교통수단의 대명사로 부상해 전 세계적으로 보급률이 한창 올라가고 있는 전기차를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29일(현지 시간) 미국의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이 같은 생각은 반만 맞고 반은 틀린다. 또 다른 친환경 이동 수단의 대명사로 통하는 전기자전거의 확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자전거 친환경적인 문화가 오래전부터 뿌리내린 유로존은 물론이고 광활한 국토 때문에 자동차를 끌고 다니는 것이 필수적인 미국에서도 전기자전거 붐이 거세게 일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일렉트렉은 전하고 있다.

미국의 전기자전거 열풍은 특히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가운데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멀리하는 미국의 10대

미국의 젊은 세대가 이 같은 흐름의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은 자동차 면허 신규 발급 현황으로 쉽게 확인된다.

미 교통부 산하 연방고속도로관리국(FHA)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16~19세 미국인이 자동차 면허를 딴 경우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 1995년 기준으로 64%에 달했던 10대 운전면허 보유자의 비중이 그사이 20%포인트 이상 줄어든 셈이다.

미국 10대가 자동차를 이처럼 눈에 띄게 멀리하는 이유는 뭘까. 일렉트렉은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구입가격이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이 오른 것, 역대급 인플레이션이 닥쳤음에도 임금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 차 없는 도로를 확충하는 지역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앞선 세대에 비해 10대 사이에서 강하다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미래 교통혁명 주역으로 부상하는 이유

그렇다면 이들은 차 대신에 주로 어떤 것을 타고 다닐까.

일렉트렉은 “이들이 대안으로 삼은 것은 일반자전거가 아니라 전기자전거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1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자동차를 몰지 않는 대신에 전기자전거를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는 추세가 최근 들어 매우 뚜렷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전기자전거의 이점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이들이 전기자전거를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이유는 이동의 편의성 때문이다.

자동차에 비해서는 속도가 느리지만 전통적인 일반자전거에 비해서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자동차의 대안으로 충분히 삼을 만하다는 것이다.

전기자전거는 페달을 밟으면 모터가 작동하면서 힘을 들이지 않고 주행할 수 있게 하는 파스(PAS) 방식과 오토바이처럼 자전거 핸들에 장착된 스로틀을 이용해 급가속하는 스로틀 방식으로 크게 나뉜다. 최근에는 파스 방식과 스로틀 방식을 함께 사용하는 전기자전거도 일반화돼 있다.

어떤 방식이든 기존 자전거에 비해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자동차에 비해서는 짧지만 비교적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 전기자전거의 가장 큰 장점에 속한다.

여기에다 기술이 갈수록 향상되면서 전기자전거에 적용되는 전기모터의 출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도 전기자전거의 매력을 키우는 주요한 요인이다. 모터 출력이 커지면 운전자가 들여야 하는 힘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주행거리도 크게 늘어난다.

전기자전거가 미래 교통혁명의 또 다른 주역으로 꼽히는 이유다.

전기자전거가 널리 확산되고 있는 또 다른 배경은 자동차 대비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전기자전거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주정부 차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지역이 미국에서 늘어나고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격 장벽이 지갑이 가벼운 젊은 세대에게도 높지 않다는 얘기다.

일렉트렉은 “도로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테슬라 전기차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는 모델이라도 4만 달러(약 5300만원) 수준”이라면서 “그러나 전기자전거는 메이커에 따라 사양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1000달러(약 130만원) 정도만 있어도 충분히 장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