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시장에서 매물로 나온 우리나라 보험사들이 원매자(인수 희망자)를 찾는데 진땀이다. 현재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 MG손해보험 등 3개사가 M&A 절차에 착수했는데 재무 건전성이 불안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인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험산업 성장 둔화로 M&A 매력이 떨어졌지만, 매물인 보험사들은 몸값을 최대한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여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롯데손보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1130억 원, 1525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보다는 130% 이상 개선된 실적이다. 새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도 개선했다. 롯데손보의 장기보험 및 연금보험 상품 비중은 지난 2019년 71.6%에서 올해 3월 기준으로 88%대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몇 개년 기준으로 보면 실적 변동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 분석을 보면 작년 롯데손보의 시장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은 2.5%에 그친다. 비슷한 규모의 한화손해보험(6.6%)과 농협손해보험(4.5%), 흥국화재(3.5%)보다도 낮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 재무 자료를 볼 때 예상 매각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높은 수준”이라며 “상장된 주요 손해보험사 밸류에이션 평균과 경영권 프리미엄 50∼85% 가정을 적용하면 대략적 가격은 약 1조2000억 원에서 2조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매물인 KDB생명은 추가적인 자본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은 최근 KDB생명에 대한 실사를 마무리하고 최종 인수 여부를 최종 검토 중이다. KDB생명의 매각가는 2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열악한 재무 건전성이 변수로 꼽힌다.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67%로 당국 권고치(150%)에 크게 밑돌고 있다. KDB생명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높은데, 이전에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실적 개선 여부도 불투명하다. KDB생명의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679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764억 원으로 11% 감소했다.
MG손보의 경우 향후 매각 일정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MG손보의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최근 입찰 절차를 전부 중단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예금보험공사의 매각 작업에 제동을 걸었다. JC파트너스는 ‘선별적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 예보 측이 추진하는 P&A는 우량 자산과 부채를 선택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하면 기존 대주주의 지분 가치가 사라져,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