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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차, 테슬라 슈퍼차저 채택으로 북미 전기차 충전 업계 표준화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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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차, 테슬라 슈퍼차저 채택으로 북미 전기차 충전 업계 표준화 가속화

기아가 아직 미국에서 출시하지 않은 EV9(오른쪽)를 비롯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들이 번호판이 달리지 않은 상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클레멘테에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레딧이미지 확대보기
기아가 아직 미국에서 출시하지 않은 EV9(오른쪽)를 비롯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들이 번호판이 달리지 않은 상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클레멘테에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레딧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하는 전기차(EV)에 테슬라의 충전 방식인 북미충전표준(NACS)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는 전기차 충전 업계의 표준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NACS는 테슬라가 개발한 전기차 충전 포트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있는 1만2000여 개의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24년 4분기부터 미국에서 출시되는 새로운 전기차에 NACS 포트를 장착할 예정이다. 캐나다에서는 NACS 포트를 탑재한 현대 EV가 2025년 상반기에, 기아차의 EV는 2024년 말에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차는 기존과 미래의 CCS(결합 충전 시스템) 포트가 있는 전기차 소유자들에게 NACS 어댑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어댑터는 2025년 1분기에 출시될 것이며, 테슬라의 슈퍼충전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현재 테슬라의 NACS는 미국 에너지부에서 미국 고속 충전기 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널리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테슬라와 경쟁하면서도 협력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GM, 스텔란티스, BMW, 메르세데스벤츠, 혼다와 함께 전기차 충전 공동 네트워크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 사업은 내년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고출력 충전기를 최소 3만 기 설치할 것이다.

합작법인이 세울 충전소는 CCS와 NACS를 모두 지원한다. CCS는 현재 전기차 충전 표준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NACS는 테슬라가 개발한 전기차 충전 포트다.

폭스바겐 또한 NACS를 채택하기 위해 테슬라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테슬라 슈퍼차저 합류로 자사 전기차 이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급속 충전 네트워크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겸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테슬라와의 협력은 이용자에게 탁월한 전기차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현대차의 또 하나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전기차를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충전하면 충전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도 해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테슬라는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E-GMP) 차량의 초고속 충전 속도를 완벽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최적화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800V 전압으로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현대차 전기차는 400V 시스템을 쓰는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하면 충전 속도가 현격히 느려지는 문제가 있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자사 전기차가 슈퍼차저를 이용할 때 테슬라 앱이 아닌 자체 앱을 쓰도록 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테슬라 슈퍼차저 채택은 전기차 충전 업계의 표준화 가속화에 큰 의미를 가진다. NACS는 CCS보다 더 많은 호환성과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번 협약은 전기차 충전 업계의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편의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