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제품들은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로 분류된다. 전자 폐기물에는 귀중한 원자재가 포함되어 있으며, 적절히 재활용되지 않으면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유럽에서는 생산자 책임 확대(EPR) 법안 덕분에 전자 폐기물 수집율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전자 폐기물이 적절히 처리되지 않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의 양과 종류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은 케이블, 전자 장난감, LED 조명, 전자담배장치, 전동 공구, 가정용 의료 장비 등 소비자가 전자 폐기물로 인식하지 못하는 소형 소비재 품목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90억 Kg의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이 생성되고 있다. 이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 범주가 한 곳에 모이면 거의 50만 대에 달하는 40톤 트럭의 무게에 해당하며, 이를 한 줄로 연결하면 로마에서 나이로비까지 5640km에 달하는 길이다.
전자 장난감만 해도 매년 약 73억 개가 폐기되고 있으며, 이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위한 평균 약 1개의 전자 장난감에 해당한다.
또한, 매년 약 8억 4400만 대의 전자담배장치가 폐기되며, 이는 뉴욕 브루클린 다리 무게의 3배 또는 에펠탑 6개 무게에 해당한다.
전자담배장치 가운데는 리튬이 포함되어 있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가정용 쓰레기통이나 다른 곳에 버려진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리튬을 유럽 경제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전략적 원자재’로 간주하지만,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재활용하면 공급 부족을 줄일 수 있다.
이런 폐기물에서 회수 가능한 필수 원자재 가치는 약 100억 달러에 달한다.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의 문제점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은 양이 방대하고, 환경 오염, 자원 손실, 경제적 손실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먼저,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에는 납, 수은, 카드뮴과 같은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환경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금, 구리, 철과 같은 귀중한 원자재가 포함되어 있어, 적절히 재활용하면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2022년 재활용에 용이한 구리가 포함된 케이블 9억 5000만 kg이 재활용 없이 폐기됐다. 이는 지구를 107번 돌 수 있는 양이다. 유럽에서만 2030년까지 통신, 항공우주 및 국방 분야에 구리 수요가 6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은 재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자원이지만,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으면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2019년에 생성된 전 세계 전자 폐기물의 원자재 가치는 미화 570억 달러로 추산됐으며, 대부분은 철, 구리 및 금 성분에서 나왔다. 이 가운데 매년 약 95억 달러가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 범주에 속한다.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의 해결 방안
전자 폐기물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폐기물로,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의 문제는 규모와 중요성으로 인해 대응이 시급한 사안이다. 소비자, 정부, 산업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유엔환경계획(UNEP)과 국제전기전자폐기물책임기구(WEEE Forum)가 주도해 2018년 10월 14일에 제정한 ‘국제 전자 폐기물의 날’과 같은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전자 폐기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활발히 알릴 필요가 있다.
유럽에서는 20년 동안의 생산자 책임 확대(EPR) 법안 덕분에 생성된 전자 폐기물의 55%가 이제 공식적으로 수집된다고 보고된다. 하지만, UN의 글로벌 전자 폐기물 모니터에 따르면 다른 지역에서 보고된 평균 수집율은 17%를 조금 넘는다.
WHO(2020)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국내 전자폐기물 발생량은 약 81만 8000톤으로 OECD 평균인 63만 톤보다 상당히 높다. 전 세계 전자 폐기물 발생량의 약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전체의 약 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이지 않는 전자 폐기물은 불법 매립, 소각, 수출 등으로 처리될 수 있다. 불법 매립이나 소각은 환경 오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수출은 저개발 국가에서 불법 리사이클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도 EPR 원칙을 준용하고 업데이트해 순환 경제 원칙을 더 공고하게 준수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전자 폐기물 수집 및 재활용을 위한 정책을 지원하고, 기업들도 전자 제품의 수명 연장 및 재활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