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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도전, 누구보다 빠르게"…'트서'로 꽃피우는 크래프톤의 '포텐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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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도전, 누구보다 빠르게"…'트서'로 꽃피우는 크래프톤의 '포텐셜'

지난해 9월 출범 '플라이웨이', 데뷔작 '트서' 공개
개발 심사 최소화 '더 포텐셜' 프로젝트 코어 역할
2인 협력 모드·아기자기한 캐릭터에 게이머들 호평

크래프톤 자회사 플라이웨이게임즈에서 '트리니티 서바이버즈' 개발을 총괄한 유신종 프로듀서(PD, 오른쪽)과 유승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크래프톤 자회사 플라이웨이게임즈에서 '트리니티 서바이버즈' 개발을 총괄한 유신종 프로듀서(PD, 오른쪽)과 유승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사진=이원용 기자
지난해 9월 공식 출범한 게임사 플라이웨이게임즈가 4개월 만에 데뷔작 '트리니티 서바이버즈(트서)'를 선보였다. 크래프톤의 열두 번째 자회사로 설립된 이곳은 개발 심사 간소화·조직 소규모화를 골자로 한 신규 IP 발굴 프로그램 '더 포텐셜'의 코어 역할을 맡은 곳이다.

플라이웨이의 데뷔작 '트서'의 출시 초기 이용자 반응은 양호하다. 스팀에 지난달 31일 출시됐으며 이달 4일 기준 일반 게이머들의 리뷰 중 9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용자들은 '최근 해본 뱀서(뱀파이어 서바이버즈)류 중 가장 재밌다", "아기자기한 아트가 맘에 든다", "화려한 이펙트에 준수한 타격감", "2인 멀티 등 콘텐츠가 다양해 좋다"는 등 호평을 남겼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서울 강남 소재 플라이웨이 본사에서 미디어 인터뷰에 참석한 유신종 총괄 프로듀서(PD)는 "트서는 크래프톤의 '더 포텐셜' 심사를 통과한 후 1년 전후의 길지 않은 기간 동안 20명 규모의 소규모 개발진이 만든 게임"이라며 "특히 우리 회사의 첫 게임이란 점에서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트리니티 서바이버즈' 플레이 예시 화면. 사진=크래프톤이미지 확대보기
'트리니티 서바이버즈' 플레이 예시 화면. 사진=크래프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해 1월 '잠재력(Potential) 높은 구성원들이 소규모 팀에서 리더 역할을 경험한다'는 의미를 담은 신작 개발 프로그램 더 포텐셜의 발족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트서 개발을 총괄한 유신종 PD는 크래프톤에서 '테라'와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저사양 버전 '펍지 라이트',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등을 맡아왔다. 핵심 개발진 역시 '펍지 라이트', '뉴스테이트' 개발에 참여한 이들이 주축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신종 PD는 "뉴스테이트 팀 출신의 여섯명이 뭉쳐 '더 포텐셜' 심사를 받기 위한 최초 제안에 나섰다"며 "제안이 통과된 후 점차 실무진들이 붙어 최종적으로는 20명의 개발진이 모이게 됐다"고 프로젝트의 시작점에 대해 회상했다.

유신종 PD가 '트리니티 서바이버즈' 인터뷰 중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유신종 PD가 '트리니티 서바이버즈' 인터뷰 중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

최초 제안 시점의 트서는 '현 시장에 먹힐 수 있는 뱀서류 게임'이었다고 유 PD는 술회했다. 뱀서는 2022년 출시된 영국 인디 게임으로 탑뷰 시점에서 다수의 적과 교전하는 캐주얼 슈팅 콘텐츠, 레벨이 오를 때마다 3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며 성장, 20분 내외의 짧은 플레이 타임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유신종 PD와 인터뷰에 함께한 유승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포텐셜 제도의 핵심은 제안이 도전할 가치가 있느냐'를 빠르게 심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트서에 있어 핵심적인 도전은 뱀서 특유의 '성장이 완성되면 게임이 방치형 게임처럼 변하는' 수동성을 극복하는 것과 멀티플레이 요소 추가를 통한 플랫폼 게임화였다"고 강조했다.

트서는 출시 시점에 두 명의 게이머가 함께하는 협동(Co-op) 모드를 지원한다. 유승열 CD는 "기존에도 뱀서라이크 장르에 온라인 콘텐츠를 도입하려는 시도들은 있었으나, 게이머들의 인정을 받고 시장에 정착한 사례는 없었다고 파악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협동 외에도 랭킹 경쟁이나 대규모 레이드, 나아가 '오토체스'와 같은 다인 규모 경쟁까지 다각도로 콘텐츠를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트리니티 서바이버즈'의 캐릭터들. 왼쪽부터 '스패독', '아르기스', '레나'. 사진=트리니티 서바이버즈 캡처 화면이미지 확대보기
'트리니티 서바이버즈'의 캐릭터들. 왼쪽부터 '스패독', '아르기스', '레나'. 사진=트리니티 서바이버즈 캡처 화면


스팀 이용자들이 지목한 트서의 매력 중 하나는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배경 세계관 등 서사성이다. 게임에 제목에 포함된 '트리니티(삼위일체)'를 반영하듯 세 캐릭터를 한 팀으로 구성해 게임을 시작한다는 점 또한 중요한 특징으로 꼽힌다.

유승열 CD는 "개발 초기에는 세계관에 대한 고려 없이 '큐티 고어(귀여우면서도 잔인함)'란 테마만 정해둔 채 게임을 개발했으나, 캐주얼 그래픽을 골자로 하다보니 우리 게임만의 개성을 주기 어려웠다"며 "아기자기한 그래픽 속과 이에 대비되는 위기와 고립으로 점철된 세계, 무언가에 하나씩 미쳐있는 캐릭터들을 테마로 잡고 세계관과 설정을 구상했다"고 발언했다.

출시 초기 버전의 트서에는 히키코미리 하프 드래곤 '아르기스'와 이중인격자 그렘린 '스패독', 사이코패스 엘프 '레나', 알콜중독 드워프 '타나' 등 기본 캐릭터 4인에 추가로 '제임스'와 '네리아' 등 두 서브 캐릭터가 포함돼있다. 여기에 두 캐릭터를 추가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유승열 CD가 트리니티 서바이버즈 인터뷰 중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크래프톤이미지 확대보기
유승열 CD가 트리니티 서바이버즈 인터뷰 중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크래프톤

유승열 CD는 "지금의 트서에는 배경 설정과 스토리 진행 정도만이 올라가 있지만, 콘텐츠와 별개로 메인 캐릭터 4인의 이야기는 결말까지 모두 기획이 마무리된 상태"라며 "제임스와 네리아 외 향후 추가될 캐릭터들은 메인 스토리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별도로 가진 일종의 서브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트서는 스팀에서 한화 기준 9900원에 패키지 게임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유신종 PD는 "게임 내 별도의 결제 요소를 도입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세계관을 활용한 유료 스킨이나, 추가 캐릭터에 콘텐츠, 시나리오 등을 묶어 유료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로 내는 것이 주요 BM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임이 향후 콘솔 플랫폼이나 모바일 등으로 이식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유 PD는 "게임 패드 컨트롤러 지원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법 이뤄지고 있는데 이 부분이 완성된다면 콘솔로 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모바일 플랫폼의 경우 게임의 리소스가 생각보다 많아 즉각 이식보단 모바일에 최적화된 형태로 재개발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방 이식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답변했다.

플라이웨이게임즈 로고.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플라이웨이게임즈 로고. 사진=이원용 기자

크래프톤은 지난해 '플라이웨이'의 출범을 공식적으로 알리며 회사에서 '포텐셜' 프로그램을 통과한 프로젝트 5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신종 PD는 이에 관한 질문에 "현재 회사에는 약 80명의 개발팀 직원들이 있으며 다른 팀들은 '트서'와 비슷하거나 적은 규모로 구성돼있다"며 "트서 뒤로 큰 시간 차이를 두지 않고 이들도 게이머들에게 소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인터뷰 말미에 유신종 PD는 "개인적으로 PD로서 최종 출시까지 간 게임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유승열 CD는 "회사의 첫 게임인 만큼, 우리 구성원들이 충분히 힘낼 수 있을 만큼 성과와 게이머들의 반응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