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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나노’ 먼저 쐈지만…삼성, 테슬라·암바렐라 수주로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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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나노’ 먼저 쐈지만…삼성, 테슬라·암바렐라 수주로 ‘맹추격’

성능 앞세운 TSMC vs 가격·미국 팹(Fab) 앞세운 삼성…‘2나노 전쟁’ 점화
“TSMC 독점 불안하다”…AMD·구글 등 빅테크, 삼성 기웃거리는 이유
세계 1위 TSMC가 압도적인 성능을 앞세워 2나노 양산 개시를 알리며 독주 체제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가 가격 경쟁력과 미국 현지 생산 이점을 무기로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1위 TSMC가 압도적인 성능을 앞세워 2나노 양산 개시를 알리며 독주 체제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가 가격 경쟁력과 미국 현지 생산 이점을 무기로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패권 경쟁이 ‘2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이라는 새로운 전장에 돌입했다. 세계 1위 TSMC가 압도적인 성능을 앞세워 2나노 양산 개시를 알리며 독주 체제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가 가격 경쟁력과 미국 현지 생산 이점을 무기로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지난 5일(현지 시각) TSMC가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하며, 이에 맞서는 삼성전자의 대응 전략과 시장 분위기를 집중 조명했다.

TSMC, 4분기 양산 공식화…“전력 30% 절감” 기술력 과시


TSMC는 당초 계획대로 2025년 4분기에 2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갔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업계는 이번 2나노 공정이 차세대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칩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TSMC 측 발표에 따르면 이번 2나노 공정은 기존 3나노 개량형(N3E) 공정과 견주어 성능은 10~15% 높이고, 전력 소비는 25~30% 줄였다. 트랜지스터 집적도 면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와 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TSMC의 초기 2나노 생산 능력을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SF2, ‘가성비’로 승부수…성능 격차는 과제


삼성전자 역시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600’을 2나노 공정(SF2)으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성능 향상 폭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수치를 보면 SF2 공정은 2세대 3나노 공정보다 전력 효율을 8%, 성능은 5% 개선하는 데 그쳤다. TSMC의 2나노(N2) 공정이 기존 3나노 대비 전력 효율 25~30%, 성능 10~15% 향상을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수치상 열세로 평가된다.

‘규제’에 발 묶인 TSMC, ‘미국 팹’ 날개 단 삼성


기술 격차에도 삼성전자에는 반전 카드가 있다. 바로 지정학적 요인과 가격 경쟁력이다.

대만 정부는 자국 반도체 기술 보호를 위해 해외 생산 공정은 본국보다 최소 2세대 뒤처져야 한다는 이른바 ‘N-2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 규제 탓에 TSMC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최신 공정을 즉각 도입하기 어렵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 2나노 등 최첨단 공정을 바로 투입할 수 있다. 대만 밖에서 최신 칩을 생산하려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삼성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삼성은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7월 테슬라로부터 차세대 자율주행 칩 ‘AI6’ 수주를 따냈다. 또한 암바렐라(Ambarella)와 협력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칩을 2026년 말부터 2나노 공정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가격 정책 또한 삼성의 강력한 무기다. AI 칩 개발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삼성은 TSMC보다 유연한 가격을 제시하며 고객사를 유인하고 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공급망 안정을 위해 핵심 자원·부품·서비스를 단일 공급처에만 의존하지 않고, 두 개 이상의 공급망을 동시에 운영하는 이원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점은 삼성에 명확한 기회 요인이다. 구글 역시 텐서(Tensor) 프로세서 생산을 TSMC로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삼성이 2나노 수율(양품 비율)을 안정화한다면 파트너십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파운드리 시장의 맹주 TSMC도 생산 능력 한계와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면서 “삼성이 이 틈을 파고들어 퀄컴이나 메타 같은 대형 고객사를 한 곳이라도 더 확보한다면 시장 판도는 예상보다 빠르게 요동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2026년을 수율 전쟁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2026년 3분기부터 TSMC의 2나노 매출이 기존 주력 공정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전자 역시 2026년 본격적인 양산 확대를 통해 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