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철도·송전선 등 대형 사업 추진...물·안보 협력도 강화"

지난 6일(현지시각) 오일프라이스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과의 무역 규모가 지난해 11억 달러(약 1조 4900억 원)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우즈베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에 수출한 물품이다. 2023년 한 해 무역액은 8억 6600만 달러(약 1조 1700억 원), 2022년은 7억 5990만 달러(약 1조 300억 원)로, 2024년 들어 11억 달러에 이르렀다. 양국은 30억 달러(약 4조 원)까지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전기, 밀가루, 콩, 화학 비료, 석유, 가스 등을 아프가니스탄에 공급하고, 아프가니스탄은 말린 과일, 카펫, 참깨 등 농산물을 수출한다.
◇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잇는 교통·에너지 사업 본격화
우즈베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을 거쳐 파키스탄까지 이어지는 철도와 송전선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횡단 철도'는 70억 달러(약 9조 5000억 원)이 들어가며, 우즈베키스탄에서 아프가니스탄을 거쳐 파키스탄 항구까지 765km를 잇는다. 이 철도가 완공되면 운송 비용이 30~4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르칸-폴리-쿰리 송전선이 완공되면 우즈베키스탄의 전력 수출이 70% 늘어나 연간 60억 킬로와트시까지 가능해진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이 쓰는 전력의 60%를 우즈베키스탄이 공급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국경도시 테르메즈에 경제자유구역을 만들고, 아프가니스탄 방문객에게 2주간 비자를 내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10만 대의 트럭과 90만 톤의 화물이 오간다.
◇ 물 문제와 안보 문제도 동시에 챙긴다
중앙아시아는 물이 부족한 지역이다.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로 꼽힌다.
아프가니스탄이 코쉬 테파 운하를 만들면 아무다리야 강의 물이 15~20% 줄어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중앙아시아 농사와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지난 4월, 아프가니스탄과 아무다리야 강물을 함께 관리하기로 합의했다. 이 협정이 두 나라의 신뢰를 높이고, 안보 협력의 바탕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4년 9월 착공된 TAPI 파이프라인(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도 아프가니스탄의 에너지 인프라와 지역 경제 협력의 중요한 사례이다.
우즈베키스탄은 테러 단체의 위협에도 대비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1992년 알마티 협정의 당사국으로 포함시키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UN 등 국제기구도 중앙아시아-남아시아 연결성에 주목하고 있다.
◇ 유럽과의 협력도 강화
우즈베키스탄은 유럽과의 협력도 넓히고 있다.
지난 4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발전을 위해 유럽과 국제 사회와 힘을 합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달,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오 코스타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이 우즈베키스탄을 찾아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유럽은 동서 무역에서 중앙아시아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 실용 외교와 경제 협력, 지역 안정의 열쇠
우즈베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과의 무역, 물 관리, 대형 사업을 통해 중앙아시아의 연결고리를 튼튼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실용 외교와 경제 협력이 지역의 안전과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고 본다.
야블론 바하보프 국제중앙아시아연구소 대사는 "아프가니스탄을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함께 해결책을 찾는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