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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가격, 사상 최고치 근접...中 수출 제한에 4월 대비 2배 이상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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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가격, 사상 최고치 근접...中 수출 제한에 4월 대비 2배 이상 급등

이트륨은 2개월 새 6배 상승...첨단산업·방위 분야 공급난 심화
"트럼프-시진핑 통화도 구체 성과 없어"...단기 완화 어려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희토류 광물에 대한 접근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희토류 광물에 대한 접근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한 갑작스러운 품귀 현상으로 희토류 금속 가격이 사상 최고치 근접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첨단 산업과 방위 응용 분야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에 대한 공급 부족이 조만간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제조업계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고성능 자석에 사용되는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4월 대비 5월 가격이 3배까지 치솟았다가 그 이후 기록적 수준에서 다소 하락했다. 영국 리서치 회사 아르거스 미디어가 중국 이외 지역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유럽 희토류 가격을 집계한 결과, 6일 현재 디스프로슘은 킬로그램당 750달러로 전월 대비 12% 하락했고, 테르븀은 kg당 2850달러로 5% 내렸다.

그러나 두 금속 모두 4월 가격 수준의 2배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가장 빠른 데이터인 2015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가는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다. 방위 부문에 사용되는 이트륨은 5월 대비 20% 상승해 6일 현재 kg당 45달러를 기록, 지난 2개월 동안 약 6배 급등했다.

지난 4월 중국은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을 포함한 7가지 종류의 희토류에 대한 수출 제한을 발표했다.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다른 무역 파트너들을 겨냥한 "상호적" 관세를 도입한 후 이 같은 제재를 시행했다.
아르거스 미디어 대변인은 이번 달 가격 하락이 미국과 중국이 상호 양자 관세를 인하한 후 수출 재개에 대한 희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일 전화 통화가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여 공급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이 대변인은 전망했다.

희토류는 다른 물질에 소량 첨가되어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핵심 소재다. 전기자동차, 풍력발전기, 항공기 등 첨단 제품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일부 기업들의 운영이 갑작스러운 가격 상승으로 혼란에 빠지고 있다.

희토류를 사용해 자석을 제조하는 프로테리얼(구 히타치 메탈스)은 "희토류 물질 가격 상승이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고객들이 희토류 물질에 대한 수출 허가가 부여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 가격이 치솟으면서 일본의 한 금속 재료 제조업체는 "안정적인 공급을 계속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고객에게 일부 비용을 부담하도록 요청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희토류 공급 제한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서 희토류를 강력한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어 수출 제한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막대하다.

특히 희토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스마트폰, 컴퓨터, 방위산업 장비 등 현대 첨단 기술의 핵심 부품 제조에 필수적이어서 공급 차질이 관련 산업 전반에 연쇄 타격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희토류 공급망의 중국 집중 위험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희토류 공급원 다변화와 대체재 개발, 재활용 기술 향상 등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은 자국 내 희토류 광산 개발과 정제 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일본 정부도 희토류 비축량 확대와 대체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호주 등 우방국과의 희토류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미·중 무역 갈등의 전개 양상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정책 변화가 글로벌 희토류 시장과 관련 산업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높은 가격 수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관련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