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같은 계획은 이스라엘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금은 미 국제개발처(USAID) 예산에서 충당될 예정이다.
로이터는 익명을 요구한 정통한 소식통 2명과 전직 미 정부 고위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번 지원안이 바이든 행정부가 이 재단에 좀 더 깊이 개입하게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미 정부 관계자들은 지원이 성급하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GHF가 운영하는 식량 배급소 인근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총격 사망 사건과 재단의 운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GHF는 지난달 19일 11주간 지속된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가 부분 해제된 이후 본격적으로 구호 물자 배급을 시작했다. 그러나 국제 구호단체와 유엔은 “중립성 결여” 등의 이유로 GHF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며칠간 혼잡한 배급 현장 통제 실패로 두 차례 이상 물자 배급이 중단됐고 고위 인사들의 사퇴도 잇따랐다.
가자 병원 당국은 지난 1~3일 사이 GHF 배급소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최소 8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 군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스라엘 군은 2일간 경고사격을 했다고 해명한 데 이어 3일에는 “병사들이 진지를 향해 접근하는 팔레스타인인을 향해 사격했다”고 밝혔다.
현재 GHF는 미국 보안·물류 민간 계약업체들과 협력해 ‘안전 구역’ 내에서 구호품을 배급하고 있으며 시카고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맥낼리 캐피털이 GHF 배급 시스템을 총괄하는 계약업체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GHF의 운영 자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나오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원안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USAID 해체를 이끌고 있는 켄 잭슨 미 국제개발처 부처장 대행으로 로이터는 그가 이번 제안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노선에 따라 USAID 예산의 80% 이상을 삭감하고 인력도 대거 해고 조치한 바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GHF의 운영에 180일간 필요한 자금 지원을 미국에 요청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유엔을 포함한 전통적인 구호 네트워크가 하마스에 의해 악용됐다고 주장하며 기존 체계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하마스 측은 이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반면, 미 정부 내 일부 관계자들은 GHF의 운영 미숙으로 인한 혼란과 폭력 사태를 우려하며 가자지구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기존 비정부기구(NGO)들이 GHF 운영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스라엘 측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