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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커, 오만에 11억 달러 투자…중동 첫 배터리 음극재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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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커, 오만에 11억 달러 투자…중동 첫 배터리 음극재 기지

미중 갈등 속 공급망 다변화…유럽·아프리카 공략 교두보 마련
LG엔솔·SK온도 고객사지만 해외 매출 2%…오만서 돌파구 찾는다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 중커일렉트릭이 11억 달러를 투자해 오만에 건설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중동 지역에 들어서는 첫 대규모 음극재 생산 기지다. 사진=이차이 글로벌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 중커일렉트릭이 11억 달러를 투자해 오만에 건설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중동 지역에 들어서는 첫 대규모 음극재 생산 기지다. 사진=이차이 글로벌
중국 대표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 공급업체인 중커일렉트릭(中科电气)이 11억 달러(약 1조4927억 원)를 투자해 중동 오만에 지역 최초의 대규모 음극재 생산 기지를 건설한다.

중국 현지 매체 이차이 글로벌에 따르면 중커는 5일(현지시각) 후난성 본사 발표에서 오만 소하르항 및 자유무역지대에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공장은 2단계로 나뉘어 건설된다. 단계마다 연산 10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며 건설 기간은 36개월이다. 중커 측은 "시장 상황과 고객 수요에 따라 순차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지정학적 위험 분산…중동 교두보 확보


이번 오만 사업은 해외 시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최근 세계 리튬 배터리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생기는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특히 중국 바깥에 생산 거점을 확보해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하고, 오만이 가진 유럽·아프리카·인도 등 신흥시장 진출의 교두보라는 이점을 활용할 계획이다.

중커는 "오만 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투자는 오만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 다각화 정책과도 맞아떨어져 현지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커가 지난해 4월 발표했던 모로코 공장 건설 계획은 연기됐다. 당시 중커는 최대 6억9400만 달러(약 9417억 원)를 들여 연산 10만 톤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으나, 연기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 해외 매출 2%…글로벌 영토 확장 '시동'


중커는 중국의 대표 음극재 기업으로, 지난해에만 22만5700톤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이 사업 부문에서 올린 매출은 50억 위안(약 9457억 원)을 웃돌아 회사 전체 수입의 90%를 차지했다.

주요 고객사로는 중국의 닝더스다이(CATL), 비야디(BYD)를 비롯해 암페렉스테크놀로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세계적 배터리 제조사들이 있다. 지난해에는 해외 유명 자동차 제조사의 배터리 자회사를 새 고객으로 확보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다만, 이러한 고객 구성에도 지난해 해외 매출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그쳐, 오만 공장 건설을 통해 해외 비중을 본격적으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 생산기지 건설 소식이 알려진 5일 선전 증시에서 중커의 주가는 장중 한때 1.4%까지 올랐으며, 오후 1시 25분 기준 전날보다 0.4% 오른 14.54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