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격차 9.3%→1.7%로 좁혀져
AI,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력 이상의 '거버넌스'와 '포용성'이 관건
AI,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력 이상의 '거버넌스'와 '포용성'이 관건

미국 DGA-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 기술정책 책임자 폴 트리올로는 "AI는 결국 모든 비즈니스와 무역에 스며드는 인프라 기술이 될 것"이라며 "전기, 5G, 오피스 소프트웨어처럼 누가 승자인지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과 중국이 인공초지능(ASI)에 먼저 도달하면 군사,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결정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박사과정생이자 '밸류 애디드' 뉴스레터 저자인 J.S. 탄은 "중국 정부가 2010년대 중반부터 소비자 중심 기술에서 첨단 제조와 재생에너지 같은 하드 테크로 기술 개발 방향을 바꾸려 했지만, 실제로는 인터넷 대기업이 AI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원하는 것은 위챗 같은 소비자 앱에 AI 기능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정보학과 래미쉬 스리니바산 교수는 "중국 AI 기업이 적은 자원으로도 큰 성과를 내는 반면, 미국은 막대한 투자와 민족주의적 AI 추진 논리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경쟁이 경제적 불평등을 더 키우고, AI 접근성과 경제적 안정에 대한 불안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 AI 경쟁, 포용성과 책임성 논의로 확대
미국 분산AI연구소(DAIR) 설립자 티미넷 게브루는 "모두가 경쟁에만 집중해, 우리가 가는 길이 진짜 혁신에 좋은지, 벤치마크 결과가 실제 추론 능력을 반영하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경쟁이 데이터 도용과 규제 완화, 책임 없는 AI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헤깅페이스 글로벌 정책 책임자 아이린 솔라이만은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은 인공일반지능(AGI)이나 기술 스택을 향한 경주로 해석되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생태계를 위한 배포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산 오픈웨이트 모델(DeepSeek, Qwen 등)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미국과는 다른 가치와 콘텐츠 규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쟁이 더 좋고, 더 저렴하며, 접근성이 높은 AI 모델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 옵저버 리서치 재단(ORF) 전략기술센터장 사미르 파틸은 "글로벌 AI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혁신과 산업 통합뿐 아니라, 기술 표준과 관리 프레임워크를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는 아직 AI 기술의 주요 생산국은 아니지만, 빠르게 주요 수용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프린스턴대학교 정보기술정책센터 박사과정생 사야시 카푸르는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기업에 비해 최대 6~12개월 뒤처진 수준"이라며 "AI 지식은 빠르게 국경을 넘어 퍼지고,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모델의 능력보다는 경제 전반에 AI가 얼마나 널리 퍼지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이지리아 정보기술개발청장 카시푸 이누와 압둘라히는 "AI 리더십은 컴퓨팅 능력만이 아니라, 포용성, 관련성, 책임 있는 관리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지리아는 인재를 키우고, 지역 상황에 맞는 작은 언어 모델을 개발하며, 데이터와 가치를 보호하는 체계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세계 AI 생태계, 협력과 규범이 중요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은 기술력 격차가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 이제는 AI가 어떻게 세계에 퍼지고,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AI 관리, 윤리, 포용성, 책임성 등은 앞으로 세계 AI 생태계의 핵심 화두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경쟁에만 매달리기보다는, AI가 인류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주도록 협력과 규범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