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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팬데믹으로 점쳐지는 '조류독감'…"백신 후보물질부터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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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팬데믹으로 점쳐지는 '조류독감'…"백신 후보물질부터 준비해야"

가금류만 감염되던 조류독감 다른 동물 감염 증가
"반려동물감염까지 나오면 사람감염 가능성 높아"
질병청, SK바이오사이언스와 백신 공동개발 나서
차기 팬데믹으로 조류독감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백신을 갖춰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차기 팬데믹으로 조류독감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백신을 갖춰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차기 팬데믹으로 조류 인플루엔자(조류독감)가 거론되는 가운데 백신이 아니라 후보물질이라도 빠르게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발생할 팬데믹으로 조류독감을 지목하는 전문가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전까지 조류독감은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 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 질병이었지만 지난해부터 다른 동물을 통한 인수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 12개 주에서 젖소 140여마리가 조류독감 중 하나인 H5N1에 잇달아 감염됐고 이어 사람까지 감염된 사례까지 발표됐다. 그외에도 핀란드와 유럽에서도 10여명의 사람들이 감염됐다. 올해 초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조류독감 H5N1 감염에 따른 사망사례도 보고됐다. 다만 해당 사망자는 기저질환을 앓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이 인체감염 사례가 점차 증가한 것은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변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평가다. 변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차기 팬데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전부터 인도나 중국 등 동남아지역에서 가금류를 키우던 농장 내 감염은 있었다"며 "이를 넘어 H5N1이 소와 말을 감염시키기 시작했는데 바이러스가 진화하면서 반려동물까지 감염시킬 경우 사람감염 가능성도 높다"고 점쳤다.

문제는 높은 치명률 때문이다. 조류독감의 걸린 가금류의 경우 대부분 폐사하게 된다. 이같이 높은 치명률이 사람에게 전염될 때도 유지된다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엄 교수는 "데이터에 따라 다르지만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감염됐을 경우 치명률을 40%로 잡고 있는데 이는 굉장히 높은 치명률"이라며 "하지만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될 때 변이에 따라 치명률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치명률이 떨어져도 백신에 대한 준비는 필요하다. 코로나19의 경우 치명률은 낮았지만 전파력이 높아 팬데믹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른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이같은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백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들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H5N1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조류독감 백신 개발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넥스트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SK바이오팜과 '우선순위 감염병 대유행 대비 신속개발기술 구축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차기 팬데믹 가능성이 높은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대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초기 개발비 52억5000만원이 투자하며 세포로 배양한 조류독감 백신을 개발해 내년 하반기에 임상1/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되는 조류독감 백신들은 유정란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조류독감이 유행하면 백신을 생산할 수 없다. 반면 세포배양 방식은 동물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조류독감이 유행해도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의료계도 조류독감 백신 개발은 중요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팬데믹을 대비한 백신 개발은 꼭 필요한 일"이라며 "팬데믹 발생 시 해외에 기대지 않고 대응할 여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후보물질이라도 발굴해 놓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