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3분의 1은 '냉커피' 선호…'홈카페' 유행 맞춰 농축액 출시
'술 없는 저녁 모임' 주목…커피를 '세련된 사교 음료'로 진화
'술 없는 저녁 모임' 주목…커피를 '세련된 사교 음료'로 진화

네스카페가 변신하는 까닭은 시장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다. 회사 추산에 따르면, 오늘날 사람들이 집 밖에서 마시는 커피의 32%, 곧 3분의 1이 이미 냉커피다. 특히 Z세대에게 냉커피는 커피 세계의 첫 경험과도 같다. 네슬레 네스카페의 돈 하왓 글로벌 카테고리 책임자는 "네스카페의 핵심 영역은 본래 아침에 뜨겁게 마시는 것이었다"며 "우리는 하루 종일, 특히 오후에 차갑게 마시도록 젊은 세대를 다시 공략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네스카페에 매우 흥미로운 성장 기회를 준다"고 덧붙였다.
◇ '홈카페' 유행 겨냥한 맞춤형 농축액
전략의 선봉에 선 제품은 '네스카페 에스프레소 농축액'이다. 이 제품은 값비싼 장비 없이도 집에서 카페 수준의 음료를 즐기려는 '홈카페' 유행을 정확히 겨냥한다. 소비자가 우유, 물, 심지어 레모네이드 같은 여러 음료와 섞어 자신만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18~34세 소비자의 75%가 시럽, 식물성 우유 등을 써서 자신만의 음료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네스카페의 이러한 움직임은 모기업 네슬레의 절박함과도 이어진다. 네슬레는 최근 몇 년 동안 경쟁사인 유니레버나 다논에 뒤처져 매출 성장이 저조해 고전해왔다. 네슬레의 로랑 프레익스 CEO는 "전임자 시절의 무분별한 인수가 회사의 기반을 약화시켰다"고 진단하며, "더 적지만, 더 크고, 더 나은 혁신으로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했다. 커피와 네스프레소는 회사가 정한 2025년 6대 핵심 우선 과제 가운데 두 자리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승부처다.
◇ 술 없는 저녁 공략…'사교 음료'로 진화
네스카페는 이제 냉커피를 발판 삼아 새로운 영토 확장을 꿈꾸고 있다. Z세대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 음료를 직접 만들고 공유하는 '경험' 자체를 소비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또한 친환경 원료, 공정무역 같은 '윤리 가치'를 중요한 소비 기준으로 삼는 이들의 특성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인도, 중국 등 전통 차(茶) 시장에 침투하는 것과 함께, 커피를 '세련된 술 대체재'로 자리매김하려는 야심 찬 계획도 그중 하나다.
하왓 책임자는 "젊은 소비자의 흥미로운 점은 그들이 술을 훨씬 덜 마신다는 것"이라며 Z세대의 음주 습관 변화에 주목했다. 물론 ISWR은 이런 현상을 생활비 위기 탓으로 보기도 한다. 이런 시각에도 네스카페는 Z세대의 새로운 사교 문화에서 기회를 엿본다. 하왓은 "그들은 저녁에 친구들과 어울릴 때, 어른스러운 음료이지만 술은 없는 것을 마시고 싶어 한다"며 "바로 이 지점이 네스카페가 디카페인 제품, 차가운 제품, 고급스러운 제품 등으로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준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