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GAC 합작사 파산… 스마트 기술 적응 실패 '쓴맛', 판매 급감·부채 급증
中 소비자 '외면' 가속화… '올드머니' 상징 외산차, Z세대엔 '저렴한 중고차' 전락
中 소비자 '외면' 가속화… '올드머니' 상징 외산차, Z세대엔 '저렴한 중고차' 전락

지난 7월 8일,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광저우 오토모빌 그룹(GAC)의 중국 합작사인 GAC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외 합작 투자 회사로는 처음으로 공식 파산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외국계 완성차 업체들이 직면한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프의 파산은 미·중 관계가 껄끄러운 시기에 발생했지만, 본질적인 쇠퇴 원인은 전기화, 스마트 기술, 현지화라는 중국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데 있다. 과거 지프는 SUV 인기로 판매량이 급증하며 2017년 22만 대로 정점을 찍었다.
지프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의 외국계 완성차 업체들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 데이터에 따르면, 중외 합작사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50%를 넘어섰으나 2024년 27.5%로 급락했다. 이는 중국 EV 혁명이 가져온 변화로, 2021년 초 7%에 불과했던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 비중이 2024년 7월 50% 이상으로 폭증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품질, 정교함, 신뢰성의 대명사였던 서구 자동차 브랜드는 이제 중국 젊은 소비자들에게 '구식'으로 비치고 있다.
이들은 국내 브랜드 EV가 제공하는 뛰어난 디자인, 첨단 기능, 원활한 디지털 통합, 그리고 낮은 운영 비용을 선호한다. 심지어 중고 아우디와 BMW가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면서 Z세대에게는 첫차로 구매되는 '저렴한 중고차'로 전락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외 합작사의 시장 점유율이 향후 몇 년 내 20% 이하로 떨어질 수 있으며, 생존을 위해서는 중국 내 실질적인 현지 연구 개발(R&D) 역량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는 "대부분의 외국 브랜드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작업"이라고 덧붙여, 외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서 직면한 근본적인 어려움을 시사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