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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달러는 하나가 아니다…스테이블코인 경제특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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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달러는 하나가 아니다…스테이블코인 경제특구화

체인별 특화로 결제·디파이·수익형 역할 나뉘어
이더리움·트론·솔라나, 온체인 경제특구화
코빗 "승자는 구조 흐름 먼저 읽는 쪽"
스테이블코인(달러와 같은 법정 화폐에 가치를 연동하는 블록체인 기반 화폐)이 단일한 '디지털 달러' 개념에서 벗어나 기능별로 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체인별 경제구조와 사용 목적에 따라 '결제 달러', '디파이 달러', '수익 달러' 등으로 역할이 갈리는 모습이다.

코빗은 1일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분화: 온체인 경제에서의 기능적 분업' 보고서를 통해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기능적 역할이 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지=코빗이미지 확대보기
코빗은 1일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분화: 온체인 경제에서의 기능적 분업' 보고서를 통해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기능적 역할이 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지=코빗

코빗 리서치센터는 1일 펴낸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분화: 온체인 경제의 기능적 분업' 보고서에서 "USDT는 '결제 달러', USDC는 '디파이 달러', BUIDL은 '수익 달러'로 기능적 역할이 완전히 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USDT는 세계 최대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테더 인터내셔널이 발행한다. USDC는 미국 상장사 써클이 발행하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비들(BUIDL)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출시한 토큰화된 펀드다.

보고서를 작성한 강동현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단일한 수요나 기능에 기반하지 않고, 사용처·수익구조·체인인프라 세 축을 중심으로 구조적 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7월 기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2500억 달러로 집계됐다. USDT(약 1600억 달러)와 USDC(약 600억 달러)가 전체의 85%를 차지한다.

온체인 사용처는 나뉜다. 우선 USDT는 트론 기반의 빠른 송금과 CEX(중앙화 거래소) 정산에 집중된다. 최근 3개월간 거래 중 78%가 CEX에서 발생했다. 디파이 비중은 19%에 그쳐 결제 중심의 '중앙화 달러'라 할 수 있다.

USDC는 디파이 친화적이다. 같은 기간 거래처 1위는 디파이, 2위는 MEV(추가 수익 전략), 3위는 CEX로 나타났다. 프로토콜 담보·이자 농사 등 디파이 내 핵심 수단으로 작동한다.

체인별 기능도 차별화됐다. 이더리움은 평균 전송액이 6만9000달러에 이르며 기관형 디파이와 대규모 자금 정산에 쓰인다.

이에 반해 트론은 1만 달러 이하 소액 거래가 중심이다. 트론 내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은 814억 달러이며, 이 중 98%가 USDT다. 소액 송금 특화 구조다.

솔라나는 리테일 기반 고빈도 트레이딩 체계다. USDC 공급량이 5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밈코인·DEX 중심의 퀀트 생태계가 고도화되는 중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단일한 '디지털 달러' 개념에서 벗어나 기능별로 분화되고 있다. 체인별 경제구조와 사용 목적에 따라 '결제 달러'·'디파이 달러'·'수익 달러' 등으로 역할이 갈리는 모습이다. 이미지=코빗이미지 확대보기
스테이블코인이 단일한 '디지털 달러' 개념에서 벗어나 기능별로 분화되고 있다. 체인별 경제구조와 사용 목적에 따라 '결제 달러'·'디파이 달러'·'수익 달러' 등으로 역할이 갈리는 모습이다. 이미지=코빗

강 연구원은 "이더리움은 기관 결제 허브, 트론은 대량 송금 체계, 솔라나와 베이스는 리테일 트레이딩 거점으로 각각 경제특구화되고 있다"고 정리해 설명했다.

수익 모델도 갈린다. USDe는 델타중립 전략 기반의 수익형 구조다. 2024년 평균 연이자율(APY)은 18%였으며, 연말 기준 DAI를 제치고 공급량 3위를 차지했다.

BUIDL은 미국 국채 기반 무위험 수익형 자산이다. 블랙록이 발행한 토큰화 자산으로 연평균 안정적 수익을 제공한다. 실물 기반 수익형 모델이다.

이 같은 분화는 실물경제와의 접점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4년 기준 전체 스테이블코인 거래량 중 실물 결제 비중은 6%에 그쳤으며, 88%는 CEX·DEX 유동성 공급과 차익 거래 목적이었다. 코빗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일 디지털 달러가 아닌 "온체인 금융 구조를 지탱하는 기능 자산"이라고 재정의한다.

강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분화는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다"면서 "글로벌 금융 질서 내 자산 포지션으로 자리 잡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승자는 체인·자산 간 전환을 유연하게 활용하고 구조 흐름을 선제 포착하는 주체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