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37% 하락, 니켈도 29% 급락...글로벌 공급과잉 심화
EV 전환 기대감 둔화로 투기자금 이탈...2032년까지 잉여 지속 전망
EV 전환 기대감 둔화로 투기자금 이탈...2032년까지 잉여 지속 전망

영국 리서치 회사 아르거스미디어에 따르면 16일 기준 리튬의 벤치마크인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7만2,500위안(1만200달러)으로 2024년 3월 최고치보다 37% 하락했다.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 중앙금융경제위원회가 7월 1일 업계의 혼란스러운 경쟁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한 후 7월과 8월에 잠시 회복됐으나, 글로벌 공급과잉의 근본적 특성으로 인해 반등이 중단됐다.
중국의 주요 차량용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 8월 중순 허가 만료로 장시성 한 현장에서 리튬 채굴을 중단했다고 밝힌 것도 가격 반등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아르거스미디어 아시아 금속 가격 책임자 치 힌 링은 "중국 내에서 생산 우려가 확산됐지만 아프리카를 포함해 공급원이 다양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V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2022년부터 투기성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됐다. 그해 11월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56만8,500위안으로 현재 가격의 거의 8배에 달했다. 생산은 중국과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칠레 같은 남미 국가에서도 확대됐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리튬 광석 생산량은 24만 톤으로 증가해 2020년 수준의 약 3배가 됐다. 하지만 그 이후 EV 전환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사라졌다. EV 판매를 주도하는 중국에서 BYD 같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꾸준히 판매를 확대했지만, 2021년과 2022년경 경험한 폭발적 성장은 보이지 않고 있다.
테슬라의 EV 판매량은 감소 추세에 있으며, 유럽에서는 구매 중단과 보조금 삭감으로 수요가 위축됐다.
고성능 삼원계 EV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 18일 현재 런던금속거래소 3개월 니켈 선물 계약은 2024년 5월 최고치에서 29% 하락한 톤당 1만5,405달러를 기록했다. 니켈 가격은 LME에 상장된 구리와 알루미늄에 뒤처지고 있다.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광석 생산량이 약 3배 증가했다. 국제니켈연구그룹은 2025년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이 374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량 354만 톤을 웃돌아 19만8천 톤의 공급과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원계 EV 배터리에도 사용되는 코발트 가격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콩고가 2월 말 수출을 중단한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EV 금속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이 사실상 제거되는 순제로 시나리오에서 2050년 리튬 수요는 2024년 대비 약 9배 증가하고, 니켈 수요는 약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