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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아이코스 전자담배가 홍삼이라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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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아이코스 전자담배가 홍삼이라도 되나?

생활경제부 조규봉 부장
생활경제부 조규봉 부장
[글로벌이코노믹 조규봉 기자] 홍삼은 우리 몸 속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다. 그래서 환절기 때면 정관장 등 건강기능식품업체에서 “면역력을 선물하라”는 문구의 선전도 예사다. 업체들의 말대로 홍삼은 정말로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가? 건강한 소비자라면 한번쯤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그 합리적 의심에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홍삼이 면역력을 증강시켜준다고 확신한다. 일부 의사들은 암환자에게 홍삼을 섭취할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홍삼의 사포닌 성분이 우리 몸을 직간접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해서다. 굳이 어느 병원 어떤 의사가 그렇게 말했다고 하지 않더라도 객관적인 연구결과로 증명된 사실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정관장에 홍삼의 효능 자료를 요청하면 수백 장의 홍삼 효능 연구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여성의 하혈에도 홍삼은 특효다. 하혈환자들이 홍삼을 섭취한 후 내놓은 반응이니 과학적 검증은 놔두고서라도 몸에 좋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삼은 늘 논란의 대상이다. 객관적으로 검증된 효능이 있는 건기식이지만 체질에 따라 먹어서 효과를 보는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뉜다. 이에 대해 정관장은 몸에 열이 많은 이가 홍삼을 먹었을 때 오히려 열을 낮추고, 몸에 열이 없는 사람은 열을 더 나게 한다고 말한다. 어디까지나 업체에서 주장하는 것이니 믿거나 말거나 둘 중 하나다. 이처럼 논란은 있지만 홍삼이 만국민의 면역력 증강식품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필자) 열이 많으며, 성질도 급하고 특히 카페인 성분의 커피는 입에 대지 못할 정도로 민감한 체질이다. 당연히 홍삼이 몸에 맞을 턱이 없다. 무심코 건네받아 먹은 후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부작용(?)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필립모리스에서 최초 홍보한 ‘몸에 덜 해로운 아이코스’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전자담배 또한 몸에 아주 해롭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결론이다. 1년 전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라는 찐담배를 한국에 출시하면서 잎담배(연초)보다는 훨씬 몸에 덜 해롭다고 홍보했고, 실제 애연가들 사이에서는 잎담배보다 냄새가 덜 나고 아침에 일어날 때 훨씬 몸이 가볍다는 후기를 내놓는다. 이후 많은 애연가들이 연초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타게 된다. 아이코스 후속 제품으로 BAT코리아는 글로를, KT&G는 릴을 출시하면서 죄악주의 제2 전성기가 시작됐다. 건강에 덜 해롭다는 필립모리스의 건강마케팅은 적중했다. 건강 유해성 논란은 자연스럽게 궐련형 전자담배를 홍보하는 계기가 됐다. 담배는 그 유해성 때문에 광고도 법으로 정해져 있다. 신문광고에 직사각형 모양의 담배 신제품 광고도 이 때문이다. 유해성 때문에 함부로 광고도 못하는 담배에 건강성이라는 말도 안 되는 역드라이브를 걸면서 일약 스타브랜드로 등극했다. 하지만 부작용은 만만치 않았다. 일부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들은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토로했다. 연초에서 전자담배로 갈아탄 후 나타난 증상임을 모르고, 수십만 원의 병원비를 들여 검진을 했다는 게 애연가들의 부작용 증언이다. 사실 애연가들은 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라서 전자담배로 갈아타진 않았다. 냄새가 덜 나는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이쯤 되니, 궐련형 전자담배가 홍삼이라도 되나? 반문하게 된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놓고 덜 해롭고 더 해롭고, 몸에 좋고 안 좋고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담배가 몸에 안 좋은 이유는 수십만 가지다. 합리적인 의심도 하지 마라. 백해무익하다.


조규봉 생활경제부장 ck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