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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공익광고와 음식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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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공익광고와 음식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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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신 가톨릭대 교수
우리가 흔히 접하는 광고는 기업이나 단체의 이익을 위한 광고인 반면, 공익광고는 말 그대로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광고다. 물론 일반적인 상품광고의 홍수 속에서 공익광고는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공익광고는 공익을 '그들'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받아들이도록 우리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 즉, 공익광고를 통해 우리와 공익 사이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져 우리의 생각과 태도가 긍정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음식과 관련된 공익광고로는 건강, 환경, 배려를 강조하는 녹색식생활 광고, 그리고 음식쓰레기 줄이기 등의 환경관련 광고 등이 있다. 하지만 음식관련 공익광고의 영향이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는 기업이나 단체의 음식광고가 소비자로부터 즉각적이고 압도적인 반응을 얻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익광고와 결부시켜 음식윤리라는 생소한 주제를 끄집어내면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우선 음식윤리의 정의부터 살펴보자. 음식윤리란 음식에 대한 바른 생각과 태도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음식을 만들고, 팔고, 먹을 때 지켜야할 도리다. 이런 설명은 잘 와 닿지 않겠지만, 얼마 전에 일어났던 살충제 계란 파동을 떠올리면 음식윤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은 소비자가 거의 매일 먹는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되면서 일파만파 퍼진 음식사건이다. 음식윤리의 측면에서 살충제 계란을 만든 양계업자나 이를 판 유통업자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한다. 그런데 먹는 소비자는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만약 소비자가 값싸고 품질이 나쁜 계란을 외면하고,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은 계란을 사먹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상황에서도 양계업자나 유통업자가 살충제 계란을 만들거나 팔았을까. 만약 소비자가 음식에 대한 바른 생각과 태도, 즉 음식윤리를 지켰다면 이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런 큰 일이 있었는데도 음식을 만들고, 팔고, 먹는 사람 모두, 음식윤리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에게는 음식윤리가 불편한 진실처럼 느껴질 수 있고, 음식을 먹는 사람에게는 불필요한 속박, 부자유, 불편함의 뉘앙스가 떠올라서 그럴 수도 있다. 특히 우리가 사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GDP 증가와 맞물린 먹방의 외침에 음식윤리라는 작은 소리는 잘 들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윤리와 공익광고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음식윤리는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고 팔고 먹자고 주장한다. 제대로 된 음식이 없다면 우리는 물론 우리 자식손주의 지속 가능한 생존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과거에는 내일도 오늘과 같은 태양이 떠오른다는 걸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는 내일이 오늘과 같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일 기상이변이나 재난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식윤리가 더욱 필요한 것이다.

자, 우리 한번 생각해보자. 지금이야말로 공익광고를 통해 음식윤리와 우리 사이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지고, 음식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태도가 바르게 달라져야 할 때가 아닐까.


김석신 가톨릭대 교수